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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도둑' 샐러드 맛집

오창프라자 '뱃살도둑'

by 오르 Ohr


음식에 대하여, 맛집에 대하여 처음으로 글을 쓴다. 두 번 이 식당을 가봤다. 모두 대만족이었다. 맛도 있고, 건강한 느낌이고, 속에 부담도 없었다. 식사를 하고 3시간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 고참 교수님께서 조언하기를 건강이고 뭐고 강의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한다. 몸이 피곤하고 긴장이 되어서 자꾸만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찾는다.



'뱃살도둑'


살을 빼려는 것은 욕심이다. 샐러드는 단순히 살빼기 위해서 먹는 게 아니다. 샐러드는 맛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처음에는 매장에서 오리훈제샐러드를 먹었다. 샐러드는 양이 많아서 먹는데 시간이 걸린다. 포장해 와서 여유를 가지고 먹는 게 더 좋다.


어제는 저녁때 '못된 음식'을 사 먹으러 가는데, 마침 그곳에 뱃살도둑이 있는 오창프라자가 보였다. 못된 음식점을 뒤로하고 한 두 달 전 처음 경험했던 뱃살도둑으로 들어갔다. 지난 번 점심때도 나 혼자였고, 이번 저녁때도 손님은 나 혼자다. 이런 건강한 식당, 뱃살도둑을 열어준 모녀 사장님이 고맙고, 그저 잘 되시길 응원할 뿐이다.



구운 버섯 샐러드, 최고!


키오스크에서 주문한다. 구운 버섯 샐러드, 8900원. 드레싱은 집에서 먹는 발사믹으로 정했다. 구운 버섯 샐러드를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감, 신선함을 새롭다. 구운 버섯을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고소한 풍미는 마치 1등급 한우를 씹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육즙 대신 버섯즙이 퍼지며 입안을 감싸고, 짙은 향은 마치 그릴 위에서 정성스럽게 구운 스테이크처럼 강렬하다. 이 샐러드의 진짜 매력은 그 한 접시에 담긴 세계의 조화에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리브.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김치와도 같은 존재다. 짭짤하고, 깊고, 약간의 쌉쌀한 맛이 섞인 올리브는 이 샐러드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이다. 올리브를 먹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피로가 녹아내릴 만큼 위로가 된다.


이 샐러드에는 작은 기쁨들이 숨어 있다. 영양을 공급해 주는 병아리콩, 고소함을 더해주는 슬라이스 된 견과류, 채소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브로콜리와 당근,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싹하게 구운 빵조각이 있다. 이 손톱보다 작은 빵조각이 탄수화물을 책임지는 것 같다. 이 샐러드를 먹고 나면 몸이 건강해지는 건 기본이고,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까지 든다. 현미밥 같은 것도 추가할 수 있나 보다. 다음번에는 올리브 바질 소스를 시도해 보자.


이제 뱃살도둑을 좋아하게 되었다. 지역에 갈 때마다 뱃살도둑을 찾게 될 것 같다. 오창프라자에 있는 뱃살도둑을 또 찾아야지. 아내가 도시락을 싸주지 않는 날은 뱃살도둑에 가고 싶다. 아니 아내에게 도시락을 싸주지 말고, 뱃살도둑에서 한 끼 먹을 용돈 만원을 달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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