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도 아닌데 우리는 왜 당연히 맞춰야 한다고 생각할까?
시골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캠퍼스에 도착한 그 순간, 주위에서 들리는 서울말이 너무 낯간지러워 적응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과 다르게 열정적인 분위기에 같이 도전하고 꿈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때로는 뒤에 낭떠러지가 있는 것처럼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다.
친구들과 말하는 단어의 의미가 달랐다. 내가 말하는 평균과 그들이 말하는 평균이 너무 달랐다. 서울에서 자라 그대로 대학교에 들어온 친구들이 많아서인지 부모님들께서 고수입을 벌 수 있는 직장을 다니고 계셔서 그런지 그들이 말하는 삶의 평균은 너무 높았다. 게다가 평균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한 삶으로 규정짓고 있는 친구들이 많았고 그런 친구들이 모여있는 학교의 분위기는 나를 갑갑하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주위 친구들보다 평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보지 못하는 또 다른 삶을 볼 수 있어서였다. 지역에 남아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내가 많은 삶의 모습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되고 학교에서 말하는 평균이 얼마나 편협된 시각에서 오는 것인지 깨닫게 된다.
물론 불안함과 강박은 노력을 불러오고 그래서 더 뛰어난 성취를 불러올 수 있다.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크겠지만 학교 내에 존재하는 강박적인 분위기가 학교 졸업생들의 사회적 성취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본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어쩔 때는 강박이 더 큰 도전을 가로막기도 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도 사람들이 말하는 평균은 터무니없이 높다고 느낀다. 물론 어느 정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사람들마다 필요한 정도가 달라서 말하는 평균이 다를 수 있지만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나 전문직과 같이 소수만이 얻을 수 있는 성취로 기준을 정한다면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구조일 거다. 물론 그 소수가 행복할 거란 보장도 없지만.
평균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도 무조건 옳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와 비교를 하게 되는 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본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현실적으로 평균을 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