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 앞에서 무너진 나
장이 건강해지면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말에 혹해서,
나는 자연식물식을 시작했다.
처음엔 신선했다.
뭔가 내 삶에 희망이 생긴 것 같았고
그래서 행복했다.
"내가 이것만 잘하면
공황도, 우울도, 불안도 다 사라지겠지?"
그 믿음 하나로 나는 식단을 바꿨고
그 시작은 어느새 집착이 되어버렸다.
나는 완벽주의가 있다.
뭐 하나 시작하면
마치 강박증 환자처럼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게 된다.
솔직히, 나도 그런 내가 싫다
그래도 난 3일동안
강박적으로 자연식물식을 지켰고
그리고 결국 ,
3일째 되는 오늘, 나는
제풀에 지쳐 스스로 무너져버렸다.
"난 왜 이모양인가..허 참...
진짜 웃기네"
이제 내 삶은
다시 원래의 루틴으로 돌아갈 것이다
더 이상 자연식물식에 매달리진 않을 거다.
그렇지만 ,
자연식물식을 할 때는 뭔가 든든했다.
'이것만 하면..
정말 이것만 잘 해내면...
이 세상이 다르게 보일거야'
나는 너무 간절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그래서 더 쉽게 무너졌다
그리고 오늘,
부대찌개 앞에서 무너져버린 나
'병신' '한심하다'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무너진 나를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포기했지만
그래도 하루를 살아냈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만 살아볼게.
쌓이다보면...
뭐라도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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