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동감 Agree 04화

보양식이면 탈 나도 좋다

넘쳐나는 보양식

by Paul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100세 시대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단연 우선이고 최고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연장된 것은 환경오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의학의 발전 때문이며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일반적인 건강에 대한 개념 또한 민간의학에서 벗어나 과학적 상식으로 대체된 것도 오래됐다.

옛날에는 경험과 통계에 의해 정립되었던 학설이 현대에 이르러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고 의학과 과학의 힘은 불치의 영역을 넘어 치료뿐 아니라 병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했고 예방의 범위도 광범위해졌다.

그러나 GMO 유전자 변형 음식이 식탁에 오르고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에 노출된 곡식도 적지 않으며 보기 좋게 싱싱한 채소는 농약이 걱정되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름 모를 바이러스의 진화는 과학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며 그에 따른 연구는 진행 중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는 어떤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할지 모르는 세상 속에 건강에 대한 걱정은 시대가 변할수록 늘어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큰 병이 아니라면 병원에 가는 것도 부담이 없는 여건은 건강관리의 가장 큰 혜택이기도 하지만 선진국병이라는 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은 나이를 안 가리고 증가하고 환경오염 때문에 예전에 없던 질환도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시대적 고충이라 말할 수 있다.

비단 그런 사유가 아니더라도 한국인만큼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동양에서는 중국과 일본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선호하고 오랜 역사의 한방도 유명하지만 먹방이 대중의 인기 프로그램이고 채널마다 홍수를 이루는 음식과 관련된 방송의 비율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보양식 선호도가 더 높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제철음식은 높은 가격에 거래가 돼도 인기 식품이고 몸에 좋다는 음식이 방송을 타면 수입해서라도 먹어야 하는 민족이 한국인이며 고가의 한약도 계절 별로 섭취하는 어르신들 덕택에 한방 역시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TV에서는 비타민을 필두로 소화제, 간장약, 혈액순환 개선제, 진통제에서 술 깨는 약에 이르기까지 양약, 한약 가리지 않고 약 광고는 넘쳐나고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은 채널마다 효능에 관한 상식을 의사, 한의사, 식품영양학과 교수까지 자세히 설명해주니 보고 듣는 정보만 숙지해도 전문가 경지에 오를 지경이다.

시청률이 높은 이유로 건강과 관련된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은 친숙한 한국의 프로그램이 된지도 오래됐다.

문제는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사람의 체질은 동일할 수 없고 전문가의 처방 없이 방송만 보고 섭취하는 게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드는데 적당량을 복용하는 게 좋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까닭에 건강식품도 유행을 타고 몸에 좋다는 정보가 확대되면 간질환에 좋은 약재는 어느새 숙취 해소 음료로 생산되어 불티나게 팔리고 눈 건강에 좋다는 외국 과일은 마트나 시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다가 의약회사 제품으로 변모되고 출시된다.

식용으로 팔리지 않았던 돼지감자는 당뇨에 좋다는 정보에 힘입어 채소 가게에서는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한 식자재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혁신에 강하다 “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관습과 좋았던 문화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게 혁신이니까 새로운 것이 좋다면 유행처럼 번지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혁신은 다름 아닌 보양식과 의약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인간의 삶에서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오랜 역사와 함께 전래된 민간의학은 강한 통념처럼 한국인의 정서에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예로부터 복용 후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구전과 서적을 통해 내려온 요법들이 현대에 과학적으로 증명된 민간 의학도 많고 그에 관계된 음식도 많다.

다리가 아프면 사골이 좋고 여성에게는 가물치가 최고이며 복분자는 요강을 깨고 장어를 먹으면 힘이 넘친다는 전통은 우리나라의 문화로 정착되었다.

소꼬리는 옛날부터 한국인이 선호하는 식자재인데 미국 목장에는 파리가 많지 않아 소가 꼬리를 흔들지 않기 때문에 파리 쫓으려고 꼬리를 많이 흔들어대는 한우 꼬리가 몸에 더 좋다는 속설도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포획한 천연기념물을 먹기 위해 거래하다 적발되는 사건은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행태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선진의학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한국 사람들이 의사와 전문가의 조언보다 민간요법과 방송, 광고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갖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교육 수준과 생활수준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좋다면 집착하는 대다수의 심리는 대를 이어 내려온 전통과 관습에서 비롯된 그릇된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매스미디어를 통한 건강정보가 넘쳐나는 원인도 있다.

TV에서 면역력에 관계된 뉴스를 보거나 공기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보도가 되면

'내가 요즘 많이 피곤한데 면역력 때문이 아닐까?'

'가끔 뻐근하고 아픈 증상이 공기오염과 관계가 있나?'에서 '내가 암에 걸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으로 발전하고 시기적절하게 약품광고를 보거나 주위 사람이 뭐가 좋다고 추천을 하면 솔깃한 마음에 비싼 약이나 고가의 건강보조 식품을 구매하게 된다.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지만 별다른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으면 의사는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진료의뢰서를 써준다.

문제는 종합병원 가서 진료받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예약을 해도 몇 달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고 진료날짜에 직장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다시 날짜 조정해야 하고 진료 후에는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도 예약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며 종합병원 검사비도 한두 푼이 드는 게 아니지만 검사 결과 기다리는 시간은 한마디로 사람 잡는 시기이다.

'내가 암이면 어떡하나?'

'수술해야 하면 어떡하나?'

'내가 아프면 얘들은 누가 키우나?'

잠 못 드는 걱정이 꼬리를 무는 상황도 감당해야 하므로 종합병원에 간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란 흔히 phobia라고 하는데 가벼운 신체적 증상을 확대 해석해서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스스로 확신하고 두려운 생각에 사로잡히는 증상으로 개인별 성격상의 이유도 있지만 가족에게 심각한 질환이 있거나 가까운 친구나 친지가 큰 병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 많이 발생하고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너무 확신하는 케이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런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어도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고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를 말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다.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자전거가 남성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삼각형 구조의 자전거 안장이 남성의 전립선에 압력을 주고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 전립선 암 발생의 원인이 되며 남성성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뉴스가 발표되자 미국 대다수의 남자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았고 발 빠른 기업에서 동그랗고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의 자전거 안장을 출시하자 미국 전 지역 헬스클럽에서 자전거 안장을 교체하는 대규모 해프닝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이 등장하며 스트레스성 질환도 많은 시대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된지도 여러 해가 지난 상황에서는 누구나 건강에 대한 걱정은 하게 된다.

미디어를 통한 건강 정보가 범람하는 시기에 딱 들어맞는 제약회사의 광고를 통한 전략전술이 건강식품과 의약품의 남용을 불러온 것도 부정할 수 없으며 짜증 날 정도로 접하게 되는 보험광고도 건강 염려의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인터넷 문화와 관련이 깊다.

비단 건강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무슨 일이던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데 문제는 짤막하게 요약된 정보를 여기저기 찾아보고 사례와 댓글 등을 종합한 후 스스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수박 겉핥기식 상식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깊은 지식은 얻을 수 없다.

한마디로 관련된 책 한 권 읽지 않은 사람이 인터넷 정보와 얄팍한 상식만으로 해결책을 찾고 전문가를 찾는 일은 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방안은 병을 키우고 문제를 크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건강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과잉 섭취하는 경우도 문제가 되지만 특히나 몸매를 가꾸는 문화가 확대된 현실에서 단백질 위주의 편식과 근육 발달에 좋다는 프로테인 제품을 식사대용으로 먹고 불법으로 거래되는 스테로이드 약물까지 복용하는 젊은 층이 많다.

모든 광고는 상품의 매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고 갑자기 효능이 있는 건강식품은 의심을 해보고 부작용은 없는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야 한다.

몸에 이상이 있다면 무조건 가까운 병원을 먼저 찾아야 하며 보약이 먹고 싶다면 한의사의 처방을 받고 복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며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상식은 상식일 뿐 전문적 지식이 아니란 사실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몸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전문가의 처방 없이 의약품을 복용하는 몰상식한 행동은 금지해야 하며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겨야 하지만 약물의 오남용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로초를 먹고 불로불사를 꿈꾸던 진시황은 50세에 사망했고 최고의 음식을 매일 먹고 희귀한 명약만 복용했던 조선의 국왕들은 대부분 단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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