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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막힘

16일 / 40일 삶의 성찰

by 하이브라운

막힘

살아가다 보면 삶의 어딘가가 막히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아니 자주 만난다.

나 자신이 뚫고 나가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고,

관계에서 막혀버린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곳에서 막힘을 우린 자주 경험한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고,

혈액의 순환이 우리의 건강을 좌우한다.

모든 것이 흐름이고, 순환인 것이다.


내가 겪은 막힘을 말해보면

어린 시절, 우리 집은 풍족하지 않았다.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수익은 들쑥날쑥.

잘 되는 기간보다 잘 되지 않았던 기간이 훨씬 길었다.

어머니는 항상 오늘만 생각하지 않고, 내일을 생각하며 가계를 운영하셨다.

절약과 알뜰함은 어머니를 상징하는 단어였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이 내 안에 들어와 있었다.

성인이 되고 일을 시작하며 부족함 없이(그렇다고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소비를 매우 어려워했다.

무엇인가를 구매할 때 며칠을 고민하고, 비교했다.

결국 필요성에 의문이 들어 구매를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적당히 스스로 절충하여 낮은 단계의 제품을 구매하고는 후회했던 일도 많았다.


물론 신중한 소비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생활에 고민을 던지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라면 개선할 필요가 크다.

"내일의 걱정보다 오늘의 행복이 앞선 순위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기로 했다.

지금의 행복을 기준으로 삼으니 조금씩 개선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신중한 자세는 사라지지는 않지만, 사라져서도 안되지만,

예전보다는 크게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고, 조금 더 좋은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막힘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원인으로 관계가 멀어지고, 어려운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무엇이 관계라는 흐름에 막힘이 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모두가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시기에,

늘 어딘가 어두운 모습이 있는 동료가 있었다.

표면적 원인이 없었으니 개인적인 일이 원인이라 생각되었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여러 상황을 설정하여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그 동료와의 관계에서의 막힘은 "외로움"이었다.

여러 업무 중, 혼자서 해야 하는(누군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업무가 가끔 있다.)

업무를 맡아 묵묵히 수행하면서 어느 순간에 직장에서의 외로움이 찾아온 것이다.

알게 되었으니 의도적으로 관련 협의를 늘리고, 메신저로 가능한 소통을 대화로 대체했다.

예전보다 한결 표정이 밝아짐을 금세 확인했다.


어느 순간이나 삶에서 막힘은 불쑥 찾아온다.

한결같은 선순환과 시원한 흐름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찾아올 때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수용적인 태도가 중요함을 생각한다.

늘 나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단점을 수용하며, 잘못되어 가는 것을 바로 잡을 용기가 필요하다.

타인에게도 나의 기준이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다가가야 함을 느꼈다.

늘 나와 내 주위에 막힘없는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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