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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Jun 07. 2022

모로코의 빵을 소개합니다

모로코 여행기 #16

오늘은 모로코의 빵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모로코에서는 밥도 먹고 빵도 먹지만 빵이 조금 더 주식인 느낌이었다. 왠지 밥보다는 빵에 더 손이 갔는데, 모로코도 인도처럼 손으로 식사를 하는 문화라서 빵이 손으로 먹기 더 편했기 때문것 같다. 러드나 뜨거운 스프는 숟가락으로 먹는다.



<바그릴>

바그릴. 환공포증 주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로코 빵이라 첫번째로 소개한다. 식감은 핫케이크와 비슷한데 훠얼씬 촉촉하다. 바그릴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프라이팬이 필요하다. 일반 팬과 다르게 가볍고 얇고 밑면이 편평한 작은 팬이다. 바그릴 반죽을 팬에 한 국자 떠서 놓으면 저렇게 구멍이 퐁퐁 뚫리면서 부드러운 빵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그릴은 꿀과 버터로 완성된다. 꿀, 버터, 올리브 오일을 팬에 녹여 섞으면 달달한 소스가 되는데, 빵의 구멍뚫린 면에 이 소스를 골고루 묻히면 비로소 바그릴 완성다.

참고로 사진 속 주황빛이 도는 스프는 '하레라'이다.(모로코 여행기 #6 '알 함도릴라'에도 등장한다.)


Tip) 바그릴을 돗자리 말 듯이 돌돌 말아서 앙 베어먹으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 모로코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바트보트>

미니 바트보트(좌). 미니 바트보트로 만든 샌드위치(우).

바그릴이 촉촉 달콤한 빵이었다면 바트보트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물기가 별로 없이 약간 거친 느낌의 빵이다. 잘 치댄 반죽을 넓게 펼쳐서 동그란 틀로 찍어내어 오븐에 구우면 완성이다. 오른쪽처럼 야채, 옥수수, 참치, 치즈 등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으면 간편한 한입 식사가 된다.




<홉스>

홉스와 탄지아

모로코 여행기 #3 '탄지아-마라케시로 먹으러 오세요' 편에서 나왔던 빵을 기억하시는지. 홉스만 따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저 영상을 캡쳐했다. 홉스는 모로코에서 가장 흔하게 먹는 대표적인 빵이다. 바트보트보다도 더욱 건조하고 거칠고 퍽퍽하다. 따진, 탄지아 등에 찍어먹기 좋다.

엘 자디다의 public oven(공공 화로?라고 하면 되려나)

붑커네 동네인 엘 자디다에는 커다란 공공 오븐이 있다. 그 곳에는 빵, 고기 등을 구워주시는 아저씨가 계신다. 집에서 굽기 어려운 커다란 치킨이나 대량의 빵을 대신 구워주시는 분이다. 사진은 아저씨께서 길다란 삽처럼 생긴 물건으로 다 구워진 홉스를 오븐에서 꺼내시는 모습.




<음슴먼>

네모 넓적한 음슴먼

홉스와 바트보트는 기름기가 하나도 없는 반면 음슴먼은 약간 기름지다. 반죽을 얇고 넓게 편 다음 기름을 발라가면서 서너겹으로 네모나게 접어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팬에 기름을 둘러 부치면 완성. 페스츄리 느낌도 나지만 더 말랑하고 쫀득하다. 페스츄리와 부침개를 섞어놓은 느낌이랄까.




<르쟈>

회오리 모양 실뭉치처럼 생긴 르지쟈

쟈는 음슴먼의 일종이지만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반죽을 수처럼 길게 뽑아서 기름에 적셔 회오리 모양으로 돌돌 말아준 다음, 넓적하게 눌러 팬에 구워내면 완성. 여기에 꿀을 듬뿍 부어서 빵 가닥 사이사이로 꿀이 스며들었을 때 먹으면 주 꿀맛이다. 붑커의 셋째 누나가 가장 좋아하는 빵. 셋째 누나의 이름은 '일함'이다. 일함누나는 허브티는 no sugar로 마시더라도 르지쟈의 꿀은 포기하지 못한다.




<넴즈>

일함누나가 만들어 준 새우넴즈

모로코 여행기 #13 '알라후 아크바르' 편에서도 잠깐 나온 적이 있는 빵이다. 반죽을 아주 얇게, 음슴먼보다 훨~씬 얇게 습자지 마냥 펴서 익히면 그것을 '왈카(왈카는 만들기가 까다로워서 보통 빵집에서 사온다.)'라고 하는데, 왈카에 고기, 해산물, 야채, 향신료, 당면 등을 넣어 돌돌 말아 오븐에 구운 것이 '넴즈'이다. 이라기 보다는 전병이나 만두에 가깝고, 그보다는 좀더 단단하고 바삭하다. 




<쉬빠끼야>

쉬빠끼야 튀기기 전(좌), 튀긴 후(우).

쉬빠끼야는 엄밀히 말해 빵은 니고 과자다. 그치만 내가 좋아하니 그냥 소개하겠다. 계피가 들어간 반죽을 넓게 눌러서 물결모양 롤러로 자른 다음, 요리조리 꼬아 소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과자이다. 모양이 잡히면 끓는 기름에 넣어 튀겨내고 꿀에 1분 정도 담갔다가 빼서 깨를 솔솔 뿌려 먹는다. 우리나라의 약과와 비슷한 맛이다.


Tip) 에서 만들지 말고 사 드실 것을 추천한다. 반죽하다가 팔뚝이 나갈 뻔 했다.

쉬빠끼야 반죽하기
그래도 모양 내는 건 재미있다.

-마무리-

이쯤되면 '식도락 여행기'로 주제를 바꿔야 하나?

여행기의 제목이 '모로코를 사랑하는 이유'인데

왠지 벌써 그 답이 나와버린 것도 같고..


모로코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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