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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n 30. 2024

브런치 밑줄 그으며 읽기 (2)



브런치 '밑줄 그으며 읽기'가 새로운 일도 아닌데 많이들 공감해 주셨다. 생각해 보니 그건 아마도 우리 모두 공통적으로 느끼던 부분이 있어서 공감을 불러왔다 본다.

넓은 브런치 마당에 가득 핀 꽃들 중 어느 것부터 눈을 돌려야 할지... 아님 어디 구석에 조그맣게 피어 숨어있는 꽃도 봐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또한 내가 찾던 꽃을 우연찮게 발견하는 기쁨까지 뭐 이러저러한 마음이 다 섞여서 그럴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밑줄 그으며 읽기를 시작하면서 어떤 특정 기준으로 작가를 소개하려는 글은 아니라고 했다. 그냥 내 마음에 들어오는 데로 읽다 보니 공유하게 되는 지극히 내 주관적인 일이라고 미리 밝혔다.   

브런치 작가라면 독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처음엔 글쓰기, 내 말하기에 바빠 읽기에 시간을 낼 수 없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하니 상대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내 말만 하는 것 같은 글쓰기였을 수도 있다.

 



채수아 작가님은 브런치에서 알려진 작가님이실 거다. 구독자수 못지않게 관심작가도 많으신 그녀는 마치 브런치의 대모 같아서 나도 브런치 초기에 알았고 공감하며 많이 배웠다. 오랜만에  그녀의 안방 같이 푸근한 서재에 가서 글을 읽었다.

    

쉬운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은 말하려는 바가 아직 자기화가 덜 되어서다. 그래서 듣는 자도 마치 설 익은 밥처럼 받아먹기 힘들다. 어려운 걸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개념이 그 사람 안에 체화되어서다. 그래서 듣는 자도 술술 먹히고 소화가 잘 된다. 그녀의 사랑은 체화된 사랑이라서 가슴에 그냥 흘러든다.


엄마의 팔순잔치가 있던 날 잠시 외출한 그녀가 상추 파는 할머니에게 보낸 사랑, 사랑은  실행이다. 나도 평생 옷값 아껴서 ( 옷은 환경을 위해서도 구제를 애용한다 ) 어린 아이나 굶주림, 난민, 병자를 위한 몇 군데 국제단체에 매월 후원을 하고 있다. 때론 글 보다 말이 빠르고 말 보다 행동이 효과적이다. 엄마의 팔순모임과 11만 원 이 그러하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인 한 실체다. 그런데 사람들은 죽음을 회피하며 삶을 살아가는 이 모순에 그녀의 삶과 죽음에 대한 묵상 은 삶과 죽음의 양면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야 할지 단순 명백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매일 죽음 같은 잠을 자면서 죽는 예행연습도 한다. 그러니 죽음이 내 베개 머리맡에 있다 생각하고 단순하게 사랑을 실천하며 살다 가면 좋겠다. 일일일생으로~!

안고 가는 삶, 품고 가는 삶   삶의 본질은 사랑이요, 그 사랑을 아는 만큼 실천하는 것일 거다.


     



조선여인 작가님의 글은 묵직한 필명만큼이나 무쇠솥 같은 깊이와 무게감이 있다. 이전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져주던 불 때는 부엌의 솥을 연상시킨다.


그런 작가님이 친정어머니께서 툭 뱉으시는 말씀들을 시로 엮어 놓으셨다. 고난과 인고의 세월 동안 졸아들어 조청이 된 시들이 잠시 후면 우리도 맞이하게 될 노년의 삶에 지혜가 될 것이다. 어쩌면 평범한 어머니의 삶이 그 어떤 고승이나 철학자의 말보다 더 구체적인 교훈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거짓말 같은 세상살이 병원에 계시는 아버지를 대하는 어머니 심경이 절절하시다.   천상에 가거들랑  사랑은 궁극적으론 연민과 자비라 본다. 그 어떤 사랑고백보다 찐사랑일 어머니의 마음이다.


작가님은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위해서도 글을 정리해 주셨다. 내 나이 아흔입니다만 에서 나는 우리 모두에게 닥칠 노년을 본다. 군계일학처럼 반듯하고 그 누구보다도 번듯했던 아버지도 걷지 못하고 내 화장실 볼일을 못 보게 되는 시간이 오게 되고 요. 양. 원이란 말에 움추르 드는 때가 오듯이 우리 모두 그러할 거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고 살다가는 것이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꽃이 될는지도 모른다.




 hannah 작가님의 글은 가족 전문 리에이터 답게  행복의 찰나들 속에 일상을 담았다. 시아버님이 주시는 심부름값 이란 글은 마음을 표현하고 나눔에 대해 좋은 그림을 보여주기에 그 글에 대한 나의 댓글을 오려 붙인다.


"돈의 양면성~ 돈과 자본주의의 편리함은 인정하나~주객이 전도되어 돈이 최고나 목표가 되어버린 인본도 신본도 아닌  천박한 자본 중심주의 상업주의 문화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죠 ㅠㅜ

그러나 그를 아시는 분들이 표현하는 사랑은 아름답고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돈은 궁극적으로 에너지기에 내가 달리 시간과 노력으로 보상할 수 없어 돈으로 표현하는 거니까요. ~~ 며느리의 마음과 정성이 깃든 식사에 대한 시아버지의 애틋한 감사가 느껴지는 글 정말 가족 전문 크리에이터 다운 작가님의 글 감사합니다."


살면서 부부싸움, 말다툼 안 하고 사는 가정은 없을 것이다. 아예 안 하고 산다면 그도 무관심이나 포기 쪽에 가까울 거라 본다.  부부는 첫째는 남녀의 차이에다 자라온 환경과 배경 그리고 성향, 성격의 차이로  같이 살다 보면 당연히 사소한 것부터 큰 이슈까지 충돌이 생긴다.

우리도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티격태격한다. 대부분 성격 차이인데 남편말로는 내가  내 생각, 판단, 관념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둘 다 강함과 고집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님의 아래 글은 그런 양 쪽의 방어기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2화 인간의 강점-사랑  나도 이 글의 도움을 받아 반복되는 부부의 티키타카도 좀 다른 국면과 차원으로 가 볼 수 있으려나 싶다.





3화 인간의 강점 –공감   남편과 말다툼을 하며 속으로 하는 내 생각은 ‘사람은 절대 안 바뀐다’이다. 이런 성급한 판단도 공감의 장애물이 된다니! 


이제 내가 방어기제를 낮추거나 없앰으로써 남편과의 자존심 겨루기나 스스로 벽을 치고 화를 내는 대신 공감으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화 내고 수습하면서 쓰는 에너지를  보다 생산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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