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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Jul 04. 2024

브런치 밑줄 그으며 읽기 (3)

어푸어푸 브런치 글바다를 헤엄치며~

 

♦♦♦♦


미국에서는 배우자 조건에 유머지수(Sense of Humor)가 포함된다고 한다. 나도 지금 결혼 적령기라면 그렇게 할 거 같은데 이전에는 웃기는 사람이 실없어 보였고 나 자신이 너무 진지모드였다. 그러데 살다 보니 하루 크게 세 번 웃기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지 절실히 느낀다.      


요즘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서도 유머코드 맞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한다. 사실 웃음 한 방으로 상대와 급 친밀감과 유대감을 쌓는 경우가 많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의 어색하고 긴장된 자리도 누군가의 재치 있는 말 한마디로 금방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편해지는 경우를 본다. 이 처럼 유머의 효과를 아는 사람이라면 경직되고 긴장된 장면마다 유머가 ice breaker 로서 얼마나 필요한 지 인정하게 된다.     


나는 유머지수가 높은 사람은 일단 사회성이 뛰어나고 상대에 대한 배려심 그리고 삶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본다. 웃을 때 나오는 뇌의 엔돌핀 효과로 장수와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며 억지로 웃는 운동도 한동안 유행했지만 그냥 저절로 웃음이 나게 하는 글도 있다.     

  




자정 넘은 시간에 김분주 작가님의 글을 읽다가 가래를 뿜은 적도 있다. 당시 감기가 걸려서 목이 걸걸했는데 웃다가 이불에 그만... 그녀의 글이 라디오 방송원고로 읽힌다면 운전하다 길 가다 다들 뿜을 것이다. 나도 댓글로 컬투 쇼에 보내든 지 책을 내든 지 하시라고 여러 번 썼다.       

가정의  달인데 가정이 없다. ㅎㅎ 좀 슬픈 듯 그러나 재기발랄해서 우픈 이야기다.  나이 들어도 장난은 여전히 재밌다. 어쨌든 그녀의  글은 다 재밌다 ㅋㅋㅎㅎ


나는 웃음이 필요한 이유를 건강상의 유익 못지않게 정신적 유익을 위해 필요하다 본다. 웃음은 새로운 사고로 전환하는 gate 출구가 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습관적인 행동과 고정된 사고 패턴에 갇혀있다. 그런데 그렇게 3차원적 사고에 갇혀있으면 새로운 가능성과 해결책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웃음을 통해 순간적으로 이런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해조음 작가님의 글은 걸쭉하면서도 삶의 연륜이 있는 웃음코드다. 글을 많이 써 보신 솜씨에 내 개인적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문체이신데 암튼 웃음을 바구니 소쿠리째 주신다. 계란장사 사람을 원초적으로 품고 가려는 마음이 없으면 쓸 수 없는 글들이다. 작가님의 서재에는 웃음만 있는 게 아니라 설산의 표범 같은 고고한 면모도 있으셔서  팔색조 스타일이신 거 같다.  수화 장례식     


나 자신도 웃음에 대한 시를 적은 것이 있다. 병원진료차 서울 둘째 아들집에 갔을 때 며느리랑 차린 밥상이 마치 빵게사리(소꿉장난) 하는 거처럼 귀여워서 절로 웃음이 났다.   웃음  그래서 아들에게 종이랑 펜을 달라해서 웃음이란 낱말을 적어보았다.  




이 드 넓은 브런치 바다를 어푸어푸 헤엄치면서 요즘 글을 읽고 있지만... 왠지 아픈 손가락 같은 글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애정이 가는 것은 나랑 소울 메이트 같은 친밀감일 까? 바다 건너 있어도 마치 옆집 사는 동생같이 그녀의 일상이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 같이 느껴진다. 이는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그녀의 글솜씨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명미정님 그녀가 있는 자리, 꽃자리에서 건안건필 승승장구 하기만 바란다.  그녀의 파리 사리에 연재된 글 24년 5월 4일 그리고 3일간의 뜨거움, 그 이후  여름의 뜨거움도 녹일 뜨거움으로 응원한다.



힘날세상님의 차박여행은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지금 이러고 있을 거 같은 글이라 실컷 대리만족하면서 읽었다.   차밖, 또 하나의 세상을 열다 ~어둠도 빛이 하나도 없는 온전한 어둠일 때 그 안에서 수많은 창조의 씨앗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는 말은 많은 것을 포함, 함축하는 말이다.


세상과 우주는 대칭으로 되어있다. 밤과 낮, 여자와 남자, 동서와 남북, 풍요와 결핍 등등. 우리는 어느 한쪽만을 보려 하거나 인정해서는 답이 없다. 둘 다를 함께 두고 보는 것, 그것이 정견이요 그렇게 바로 보고 살아가는 것이 중도요 지혜일 것이다. 제대로 된 어둠으로 그리는 별~  여행이란 정의도 할 때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본다. 도가도 비상도, 도를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듯이 ㅎㅎ   암튼 밖에 비는 내리는데 뽀송한 침낭 안에서 완전한 침묵과 어둠 속에서 빗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사실 여행지에서 그런 어둠을 나도 겪은 적이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꺼운 철창 문 안의 B급 호텔에서 혼자 칼에 손을 베어 피를 흘리며 아찔했던 순간, 그 노무 동네 약국은 어디에 가도 그 흔한 대일밴드가 없어 이상한 붕대로 감아 열흘 동안 머리감을 때 고생했던 일, 그것도 일종의 어둠이긴 했다. 험난했던 부다페스트 입성     사실 여행후 남는 추억은 힘들었던 것이 좋았던 순간보다 더 강렬하기만 하다. 해서 내겐 잊지못할 부다와 페스트여~!!




힐비게이터님 필명이 재밌다. 중국의 힐튼 호텔을 찍어가면서 그야말로 호캉스, 북캉스, 글캉스를 다니신다.  밥, 청소 안 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주부에게 어딜 가든 50% 무조건 좋다.

매일 나갔다 오면 침대 시트가 갈아져 있고 느긋하게 차려진 아침 조식을 먹는 맛, 이것만 해도 주부에게는 엄지 척인 거다. 게다가 낯선 사람 낯선 거리 낯선 풍경 속에서 섬처럼 떠 있는 나를 조우하는 나머지 50%가 좋아서 나도 혼자여행을 즐겼다.      


700개의 에피소드가 미리 생겼다 그녀가 점찍으며 갈 힐튼 투어를 상상하면 내 마음도 미리 즐거워진다. 어쩌면 멀지 않은 나의 가까운 미래가 보인다고나 할까. 조만간 글캉스를 떠날 수도 있겠다 싶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을 보며 내 새로운 버킷 리스트가 생겼다. 그녀가 힐튼 시안(서안) 호텔에 묶으면서 탄 서안 성벽 자전거 타기 투어를 내가 꼭 해 보고 싶다는 거다. 서안은 꼭 가 보고 싶은 도시다.


내가 지리산 별장처럼 쓰고 있는 전원주택을 지은 곳이 함양인데 함양은 진나라 수도의 옛 이름이다.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의 수도가 현재 서안의 북쪽에 위치한 함양(咸阳)이다. 현재 시안 즉 서안의 공항 이름이 이곳의 명칭을 따서 시안 셴양 국제공항이기도 하다.

영국의 요크가 미국으로 가면 뉴욕이 되듯이 알고 보면 우리나라 지명도 중국에서 많이 따 왔다. 전부 다 대국이자 모국인 큰 형님 따라 하고 싶은 심리에다 시대 문화적 조류였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서안은 실크로드의 출발지였다. 나는 23년 5월 중앙아시아 3 스탄 국을 가면서 실크로드기행을 반쯤 한 셈인데 언젠가 나머지를 해보려고 한다. 실크로드의 중심지 사마르칸트 와  대상들의 숙소 타시라바트 어쩌다 내 글까지 연관되어 나도 내 여행기를 다시 한번 더 읽게 되었다 ㅎㅎ

어쨌든 서안에서 2025 5월 중국 서안에서 실크로드 전시회가 열린다고 한다.   





건강만 좋아지면 다시 떠날 거라며 북캉스, 호캉스 노래를 하니 남편은 그래서 지리산 별장을 내 취향껏 북카페처럼 만들지 않았냐며 가까이 좋은 곳 두고 왜 그러냐? 며 혀를 찬다. 사실 그렇다. 이노무 역마살만 아니라면 내 집이 최고다.


지리산집 일층 구석을 북카페처럼 꾸며놓았다. 책 읽다 지치면 잘 수 있는 차방도 있다
지리산집 일층을 카페처럼 만들었다.  낮에도 자주 드러누워 쉬는 나를 위한 긴쇼파도 있다


20대에 5년 외국생활 했고
22년에 5개월 해외여행하고 나니
K 푸드가 최고요,  K 패션이 최최고요,
고속도로 휴게실 K 화장실이 오성급 호텔임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데도 그 먼 길 떠났다 돌아오니
행복의 파랑새가 바로 내 집 현관 앞에 있는 걸
생생히 알기 위해서라도
다시 떠남은 필요하다고 보는
이  노마드 유전자를 어쩌랴~!     







PS: 브런치 밑줄긋기 기능을 궁금해하시는 작가님들을 위해

아래 캡쳐 사진 올립니다.

저도 지난 1월에 청년 클레어작가님이 달아주신 댓글을 참조해서

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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