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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루비 Jul 13. 2024

수포자 녀석들에게

단디 해라! 단디!

   흔히들 수학은 타고난 재능을 지닌, 유전적으로 수학적 사고력과 계산 능력까지 갖춘 천재들만이 잘할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일명 '수학 머리'가 없으면 아무리 수학을 열심히 공부해도 1등급은 불가능하다고도 한다. 물론 수학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도 타고난 재능이 영향을 끼치긴 한다.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더 빨리, 능숙하게 수학을 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수능 수학에 이러한 얘기가 적용될 거라 지레짐작하여 중학교 때나 고1 때부터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단연코 큰 착각이자 막대한 손해라고 말하고 싶다. 

 중학교 때까지 수학의 기초가 없는 학생이거나 타고난 수학적 재능이 전혀 없는 학생이더라도 구구단을 외울 수 있고 사칙연산만 할 수 있으면 수능 수학을 정복할 수 있다. 옳은 방법과 단계에 따라 계획적으로 성실하게 공부하기만 해도 수능 수학 1등급까지는 누구나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개인마다 타고난 수학적 재능에 따라 일정 실력에 다다르기까지 들여야 하는 시간은 다르다. 그래도 수학이 어떤 다른 과목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야 실력이 쌓이는 과목이라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즉 수학은 들인 시간에 비례해서 천천히, 하지만 아주 단단하게 실력이 쌓이는 정직한 과목이다. 그렇게 해서 쌓인 실력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여러분이 내공이 탄탄하다면 시험 직전에는 수학 공부에 시간을 덜 들여도 되는 이점이 있다.

그러니 시험기간에 공부할 시간을 미리 수학에 쏟는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생각하면 '수학에 많은 시간을 들이느라 다른 과목 공부를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정작 수학도 다른 과목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실패하는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탐구 과목이나 외국어 영역 등은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외우더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어 다시 개념을 찾아보며 암기해야 한다. 

하지만 수학은 시간을 들여서 실력을 쌓으면 잠시 다른 공부를 하더라도 그 실력이 절대 휘발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면 고3이 되어 수능을 앞두고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 사실을 알면 무턱대고 수포자가 되는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과만 수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과나 예체능계라도 수학은 여전히 좋은 대학을 가는 데 중요한 과목이다. 문과나 예체능계는 이과에 비해 수학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고3이 되기 전까지 수학 공부에 집중한다면 훨씬 더 유리하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이과에서 100의 노력을 기울여야 이과 경쟁자 중 상위 5% 안에 들 수 있다면 문과나 예체능계에서는 30~50의 노력만 기울여도 상위 5% 안에 들 수 있는 것이다.

 고3인 경우 수능 직전까지 수학에 매달리느라 다른 과목을 볼 시간이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찔할 것이다. 수학을 접고 다른 과목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동일 등급대에서 수학을 포기한 수많은 학생의 전략이 비슷할 경우 탐구 과목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우수수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수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접고 지금부터라도 수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이면 다른 어떤 과목에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공부 방법이 될 것이다. 


아무리 녀석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라도 녀석들 대답은 뻔하다.

"쌤, 해도 안되던디요"

"된다, 어설프게 하지 말고 단디 해봐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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