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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니 Aug 19. 2024

어느 봄날 출근이 허락되다

파워E 기획자의 네 번째 이야기

때는 2022년 봄, 남들보다 조금은 일찍 나는 코로나 시작 이후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당시 "여행"을 간다고 하면 다들 제주도 가냐고 물어보고, 해외여행 사진을 올리면 옛날 사진을 추억팔이용으로 올리는거냐고 물어보던 시절이었다.  입국 후 자가격리도 사라진 상황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출국을 두려워 하던 상황이었으나 나와 내 친구는 정말 용감하게 떠났었다.  프랑스로!!!


여전히 코로나 양성이 나온다면 갑자기 출국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 코로나 기간 동안 오만개정도의 일정 취소를 당해본 사람으로 오랫만에 떠나는 오아시스 같은 여행이 취소될까봐 정말 조바심에 덜덜 떨었었다.  여행을 위해 백신 주사를 또 맞고, 공항에서 서류를 제출하는 순간 하나 하나가 관문 같았다. 


(공항은 텅텅 비어있었고, 나는 마스크를 뚫을 정도로 환하게 웃고있었다)

그 모든 것을 통과하고 비행기가 이륙을 했던 순간 우리는 물리적으로 만세의 환호를 질렀었다.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어도 되었고 정말 정말 모든것이 달콤했다.  


여행 내내 행복했다.  그리고 여행 중간 어느 날, 하루에 두명의 회사 동료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좋아할만한 소식이 있어서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출근을 금지 하지 않는다라고 회사에서 공지를 했다는 것이다.  와 너무 신났다 정말 아름다운 4월이었다. 


우리회사는 2주에 한번씩 대표와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는데, 대표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을 사전에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올릴 수 있다.  누군가가 올린 안건에 대해서 공감이 가니까 이야기를 해보자라고 할수도있고 반대로 이건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투표를 할 수도있다. 


3월에 나는 처음으로 글을 작성 했었다.


사람마다 사정이 있는데 (= 집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안 좋아서 힘들 수 있다 라는 설명) 제발 원하는 사람은 출근을 허용해달라 라는 글이었다.

당시 해당 글에 대해 공감이 100 정도, 반대의 투표가 100정도로 팽팽했다.  

어떤 사람은, 출근을 허용시켜주면 상사가 강제로 출근을 하라고 할테니 안된다고 주장을 했다.

그 글을 보고 난 너무 화가 났었다.  누군가의 꼰대 상사가 재택근무 상황에서 강제 출근을 시키는건 옳지 않은 일일 수 있으나 출근을 허락해 달라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 아닌가.


댓글을 단 사람의 논리는,

나는 출근하기 싫은데, 출근이 허용되면 강제로 끌려나갈 수도 있으니, 원하는 사람도 출근을 못하게 해야한다.

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분노를 했었으나, 당시 대표님은 나의 의견을 읽고 고민해보겠다고 하셨고 곧 출근이 허용되었다.  프랑스에서 이 소식을 들어서 더 기분이 좋았겠고, 돌아가도 풀 재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휴가가 끝나도 덜 슬플 것 같았다.  


2022년 4월은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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