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바치는 세레나데

by 한지원

<아내에게 바치는 세레나데>
여보!
페북에 공개적으로 글 씁니다. 용서해 주구려!
당신이 내 페북의 열렬한 독자인 것을 나는 익히 알고 있었소.
그래서 깨닫게 되었소.
당신하게 하고 싶을 말을 하려면 굳이 쑥쑤럽게 얼굴 맞대고 이야기 안해도 된다는 것을...
당신이 비록 내 글 밑에 댓글이나 '좋아요'를 안 달더라도 당신이 내 글을 유심히 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소.
당신은 나에게 항상 '침묵의 소리'를 강요하지만, 입으로 평생 벌어먹고 살던 사람이 입을닫고 산다는 것은 나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것이요, 아직도 식지않은 가슴속의 열기가 양기로 치환되서 입으로 올라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으니 어떻게 하겠소...
그놈의 양기가 당신의 바램처럼 아래로 향해야 되는데...
이런 산골 촌구석에 철학과 인생을 논 할 사람을 찾지 못해 당신에게 매달리는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라오.
이제는 나이가 먹으니 그 양기가 입을 지나쳐 뇌로 올라가 생각만 많아져 말을 더듬게 되고, 고심끝에 만들어낸 해결책이 페북에다 글질 하는 것이니, 비록 내 글이 못 마땅하더라도 너무 날카로운 비평은 피하여 남편의 기를 조금만 살려주기를 바라오.

내가 귀농후 지인들이 당신을 설득하여 시골에 온 비법이,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라고 구라를 쳐지만,
사실은 당신이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어 나하고 같이 살게 되었는 바,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할 위치에 있지도, 구할 능력도 없는자 이외다. 그런 나에게 시집와서 좋은꼴, 호강한번 못 해주고, 더구나 괴산 산골에 까지 끌구 내려와서 고생만 시키니 당신이나, 얘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오.
현생에는 고생만하고 나라 팔아먹을 짓은 하지 않았으니, 당신의 후생에는 나 같은 능력부족자 하고는 만나지 않을 거요.

지면에서나마 내 솔찍한 마음을 보냅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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