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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이 Oct 04. 2024

<나를 위한 돌봄> 발바닥의 느낌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5, 1인칭 마음챙김

아침에 일어나는 게 두렵다.


밝아진 창문을 보면 새 아침이 밝은 게 야속하다.

난 아직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해가 뜨다니 믿기 싫다.   


5분만, 3분만, 1분만 더 침대에서 버텨보자 하는 마음으로  스마트폰 알람의 '다시 알림'을 3번쯤 누르고 나서야 겨우 이불을 밍기적 밍기적 걷어본다.


나는 나를 먹여 살리기 위해, 직장에 나가야 한다.


직장생활은 나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소중한 일자리기에 지각할 수는 없다.


안 그래도 가기 싫은데, 지각까지 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최대한 그 일은 피하고 싶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이불속에서 더욱 나오기 싫지만, 숨 한 번 크게 내쉬고 발부터 빼꼼 침대밖으로 내본다.


눈을 뜨자마자 밤사이 밀려있던 수많은 잡념들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오는데 막을 재간은 없다.


그래도 산뜻한 아침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신경을 딴 곳으로 최대한 집중하려 한다.


그렇다면 내가 일어났다는 걸 제일 먼저 느끼는 신체 감각은 어디일까?


바로 발바닥이다.


지면에 두 발을 굳건히 내딛는 순간이 내 하루의 출발이며 그 최초의 감각은 발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


방바닥이 차갑든 따뜻하든 온 발바닥으로 그 온도를 느낀다.


발뒤꿈치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천천히 온전히 느껴본다.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그게 뭐 별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의 신체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이 하루 24시간 중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나만의 짧은 마음 챙김 순간이다.  


내 힘으로, 내 두 발로 서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게 곧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찰나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발바닥의 감각에 의존하며 침대에서 나와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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