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일어날 거예요, 무슨 일

꽃편지 14

by sunny

'막돼먹은 영애 씨'의 열혈팬이다.

드라마 속 영애가 꼭 나 같아

참으로 열심히 본방사수.


그런 영애 씨의 작가가 책을 냈다기에

일부러 서점에 들러 책을 샀다.


아... 사이다 같은 제목

그녀, 한설희 작가,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간 거 아냐?


"너 밖에 없어. 우리 중 싱글이 너뿐인데

너 말고 그럼 누구한테 부탁하니?"


그리하여 나는

마지막 싱글 동지의 결혼식장에서

부케를 받게 되었으니.


하...

이 부케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캬...

이 영광스러운(?) 부케를 들고 현관을 들어서는 상상만 해도...


처벅처벅 피로연장으로 향하는데

퍽!

달려오던 남자와 부딪혀 넘어졌다.


영광스러운 부케는 바닥에 떨어지고

손에 든 핸드백도 바닥에 나뒹굴고

간만에 하이힐을 신은 나 역시

철퍼덕 로비에 주저앉은 형국.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친 곳은 없으세요?"


시원시원한 목소리만큼이나

시원한 이목구비가 눈길을 끄는 남자가

나의 부케와

나의 핸드백과

핸드백에서 탈출한

한설희 작가의 책을 건네며 걱정을 한다.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 이 책 저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오늘 내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스무 살에도 로맨틱 코미디가 좋았고, 서른 살에도 마흔 살에도 나는 로맨틱 코미디가 좋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저런 썸~ 설레지 아니한가. 요즘은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서 설렘 설렘 한 커플들을 발견하면 슬몃 다가가 대화를 엿듣는다. 그리곤 속으로 혼자 막 이런다. '저런... 남자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은데.' '아고, 이런 남자 없수. 잡아요. 아주 그냥 꽉.' '좋을 때다. 저런 것 가지고도 다 싸우고.' 아마 나는 파파 할머니가 되어서도 로맨틱 코미디와 로맨스를 좋아할 듯.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꽃 작품과 글을 엮는 <꽃편지> 프로젝트의 초기 기획과 함께 원고 작업을 했다. 매주 5개의 이야기, 총 60개의 이야기를 내 안에서 끌어냈다. 일이었기에 가능했다. <꽃편지> 프로젝트 덕분에 내 안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글로 기록했다. 노트북이 망가져 모든 기록이 사라져 버렸던 2021년의 어느 날, 혹시나 하고 찾아간 Leposy의 블로그. '감사합니다' 아직 글들이 남아있었다. 내겐 소중한 이야기들을 한 편씩 옮겨 담는다.


[출처] https://blog.naver.com/leposy/220919677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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