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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Jun 17. 2022

축복의 말씀이 저주가 되지 않게 하라.

<입술과 생각과 마음을 지키는 길은 멀고 험하다.>


나는 600여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새싹 (몇년째 새싹^^) 너튜버다. 집에서만 영상을 찍었던 터라 새 아파트로 이사갔을 때 깨끗한 벽지와 새로 산 가구 앞에서 영상을 찍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지금까지 올렸던 스피치 강의(필자는 스피치 강사로 오래 활동했다.)에서 변화를 줘서 성경을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낭독해서 한국어와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게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거실 컴퓨터 모니터 2대 앞에 앉아서

“Hello, I’m Ssun-min ssam!”

아나운서 발성으로 복식호흡을 하느라 목소리를 크게 냈다. 영상은 5개 넘게 찍었으니 나도 집에서 꽤 큰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 같다.


20평 남짓의 새 아파트지만 복도식으로 되어 왼쪽, 오른쪽 집 사이에 끼어있는 집이 우리집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른쪽 옆집의 소리는 잘 들리지만 왼쪽 옆집 소리는 잘 안들렸다. 우리집과 맞붙은 벽쪽에 붙박이가구를 했던 것이다. 복도에서 왼쪽 옆집이 하하호호 화목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우리집 안에 들어오면 소리가 하나도 안들렸다.      


왼쪽집 벽은 다행히 방음이 잘되는가보다.’

우리 부부는 오른쪽 옆집과 그 윗집 때문에 힘들 때 안방으로 들어갔다. 1년간 안방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서 도란도란 수다를 떨었다.


“옆집이랑 그 윗집은 어떻게 6개월째 저렇게 싸우냐. 매일 새벽에 3층이 발망치로 뛰고 옆집이 문 쾅닫고 천장치고, 지겨워. 에휴, 너무 시끄러워.”


이렇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위안도 되었다. 그때도 왼쪽 옆집은 항상 조용했다.      


그땐 몰랐다. 왼쪽 옆집도 벽 가까이에 기대 말하는 소리가 잘 들렸다는 것을.


그저 신혼부부인 우리를 배려해 그쪽 벽쪽에서 소리가 들려도 말을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됐을 때 그간 배려해준 옆집에 고마워서 놀라고 이 집의 방음 안됨에 또 놀라게 됐다.




스터디카페 가는 것을 그만 두고 집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1달 정도 지났을 때는 이 아파트에서 산지 1년째 되었을 때다.      


항상 조용하던 왼쪽집의 윗집에서 육중한 몸무게가 느껴지는 발망치가 시작되었고 (오른쪽 윗집의 가벼운 우다다다 뛰는 소리와는 다르다.) 그후 우리집의 왼쪽 옆집도 윗집 발망치소리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하아. 산 넘어 산이라더니.

왼쪽 윗집이 오른쪽 윗집보다 더 크게 밤새 발망치 소리를 낼 줄 누가 알았던가. 1년간 아무 소리 안나고 조용하던 왼쪽 옆윗집과 인심 좋은 미소를 짓던 왼쪽 옆집 중년 아줌마 아저씨와 20대 여자아이가 뜻밖의 적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는 말이다.     


오른쪽 집도 달라진 건 없었다. 신생아 밤마다 엄청 울었던 오른쪽 집이 이사를 가서 조용해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음으로 이사온 가족도 아기가 있는 집이었다. 얌전해보이던 귀여운 1살 된 남자아이였다. 초반엔 잘 울지 않아 '이제야 됐다’ 싶었다.     


하지만 그 아이도 1달 뒤부터 악을 쓰며 우는 소리를 수시로 내고 (아이가 몸의 성장이 빨라질 때 고통스러워서 자주 짜증을 내고 운다고 한다...ㅠㅠ) 그 윗집은 또다시 발망치 소리를 냈다.


나중에는 왼쪽 윗집, 오른쪽 윗집의 발망치 소리와 왼쪽 집과 오른쪽 집의 문 쾅쾅, 아기 우는 소리로 2배 넘게 시끄러워진 집에서 살아남아야했다.      


이 집은 벽이랑 천장을 판자로 만들었나?

어떻게 이렇게 소리가 다 들리게 만들었는지 원망을 넘어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항상 티비도 없고 아기도 없이 조용한 우리집은 주눅이 들어 속삭이며 말하고 음악도 이어폰으로 들었다.


걸을 때는 발 뒤꿈치를 들며 살살 걸어다녀야 했고 화장실 문을 닫을 때도 소리가 안나게 닫느라 연구를 거듭해야했다.


생지옥, 창살없는 감옥이 있다면, 여기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사야 40장 31절♡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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