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당신은 층간소음에서 자유한가요?
08화
축복의 말씀이 저주가 되지 않게 하라.
<입술과 생각과 마음을 지키는 길은 멀고 험하다.>
by
선샤인
Jun 17. 2022
나는 600여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새싹 (몇년째 새싹^^) 너튜버다.
집에서만 영상을 찍었던 터라 새 아파트로 이사갔을 때 깨끗한 벽지와 새로 산 가구 앞에서 영상을 찍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지금까지
올렸던 스피치 강의(필자는 스피치 강사로 오래 활동했다.)에서 변화를 줘서 성경을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낭독해서 한국어와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게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거실 컴퓨터 모니터 2대 앞에 앉아서
“Hello, I’m Ssun-min ssam!”
아나운서 발성으로 복식호흡을 하느라 목소리를 크게
냈다. 영상은 5개 넘게 찍었으니 나도 집에서 꽤 큰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 같다.
20평 남짓의 새 아파트지만 복도식으로 되어 왼쪽, 오른쪽 집 사이에 끼어있는 집이 우리집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른쪽 옆집의 소리는 잘 들리지만 왼쪽 옆집 소리는 잘 안들렸다. 우리집과 맞붙은 벽쪽에 붙박이가구를 했던
것이다. 복도에서 왼쪽
옆집이 하하호호 화목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도 우리집 안에 들어오면 소리가 하나도 안들렸다.
‘
왼쪽집 벽은 다행히 방음이 잘되는가보다.’
우리 부부는 오른쪽 옆집과 그 윗집 때문에 힘들 때
안방으로 들어갔다. 1년간 안방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서 도란도란 수다를 떨었다.
“옆집이랑 그 윗집은 어떻게 6개월째 저렇게 싸우냐. 매일 새벽에 3층이 발망치로 뛰고 옆집이 문 쾅닫고 천장치고, 지겨워. 에휴, 너무 시끄러워.”
이렇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위안도 되었다. 그때도 왼쪽 옆집은 항상 조용했다.
그땐 몰랐다. 왼쪽 옆집도 벽 가까이에 기대 말하는 소리가 잘 들렸다는 것을.
그저 신혼부부인 우리를 배려해 그쪽 벽쪽에서 소리가 들려도
말을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
이 사실을 알게됐을 때 그간 배려해준 옆집에 고마워서 놀라고 이 집의 방음 안됨에 또 놀라게 됐다.
스터디카페 가는 것을 그만
두고 집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1달 정도 지났을 때는 이 아파트에서 산지 1년째 되었을 때다.
항상 조용하던 왼쪽집의 윗집에서 육중한 몸무게가 느껴지는 발망치가 시작되었고 (오른쪽 윗집의 가벼운 우다다다 뛰는 소리와는 다르다.) 그후 우리집의 왼쪽 옆집도 윗집 발망치소리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하아. 산 넘어 산이라더니.
왼쪽 윗집이 오른쪽 윗집보다 더 크게 밤새 발망치 소리를 낼 줄 누가 알았던가. 1년간 아무 소리 안나고 조용하던 왼쪽 옆윗집과 인심 좋은 미소를 짓던 왼쪽 옆집 중년 아줌마 아저씨와 20대 여자아이가 뜻밖의 적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는 말이다.
오른쪽 집도 달라진 건 없었다. 신생아가 밤마다 엄청 울었던 오른쪽 집이 이사를 가서 조용해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음으로 이사온 가족도 아기가 있는 집이었다. 얌전해보이던 귀여운 1살 된 남자아이였다. 초반엔 잘 울지 않아 '이제야 됐다’ 싶었다.
하지만 그 아이도 1달 뒤부터 악을 쓰며 우는 소리를 수시로 내고 (아이가 몸의 성장이 빨라질 때 고통스러워서 자주 짜증을 내고 운다고 한다...ㅠㅠ) 그 윗집은 또다시 발망치 소리를 냈다.
나중에는 왼쪽 윗집, 오른쪽 윗집의 발망치 소리와 왼쪽 집과 오른쪽 집의 문 쾅쾅, 아기 우는 소리로 2배 넘게 시끄러워진 집에서 살아남아야했다.
이 집은 벽이랑 천장을 판자로 만들었나?
어떻게 이렇게 소리가 다 들리게 만들었는지 원망을 넘어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항상 티비도 없고 아기도 없이 조용한 우리집은 주눅이 들어 속삭이며 말하고 음악도 이어폰으로 들었다.
걸을 때는 발 뒤꿈치를 들며 살살 걸어다녀야 했고 화장실 문을 닫을 때도 소리가 안나게 닫느라 연구를 거듭해야했다.
생지옥, 창살없는 감옥이 있다면, 여기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사야 40장 31절♡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아멘!
keyword
실화
공포
단편
Brunch Book
당신은 층간소음에서 자유한가요?
06
진심을 담아 편지쓰기
07
코로나 시기의 층간소음
08
축복의 말씀이 저주가 되지 않게 하라.
09
3층에서 다 들려요?
10
다 들리는 집에서 과외수업은 사치다.
당신은 층간소음에서 자유한가요?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24화)
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선샤인
시끄러운 집을 탈출하고 층간소음을 해결해보려고 이사를 3번 다닌 좌충우돌 소음 탈출기
팔로워
3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7화
코로나 시기의 층간소음
3층에서 다 들려요?
다음 0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