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내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번에50m를 쉬지 않고 갔다면, 어제는 75m, 오늘은 자유형 100m를 완주하게 되었다.
물론 운동(수영)을 자신의 건강이나 여가 목적으로 단순히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런 목표달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루 하루 즐기는 것이 중요하지 운동에도 꼭 그런 목표 추구를 해야만 하는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잘하고 싶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싶고 남들로부터 '저 사람 참 많이 발전했구나.' 인정도 받고 싶다. 나 같이 인정 욕구(그것이 내재적이든 외재적이든)가 강하고 목표 지향적인 사람에게는 이 문제가 중요하다.
물론 숨이 헉헉 거리거나 허벅지가 땡겨오는 상황 속에서도 계속해서 수영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모하고 내 몸을 망치는 것일수도 있다. 운동 이후에는 후유증이 생겨 실제 몸살이 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때론 그렇게 함도 필요하다. 근육이라는 것은 간사해서 내가 무리할 정도로 움직이면 자기도 같이 통증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다음번엔 통증을 안느끼도록 스스로 근육을 많이 생성해놔서 다음 운동에 만반의 준비를 해놓기 때문이다.
반면 내가 게을러지고 점점안 움직이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근육도 편안함을 느끼고 어느순간부터는 나태해진다. 그 이후가만 놔두면 오히려 퇴보하기까지한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 조금이라도 더 무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수영은 생각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이다. 물의 저항력은 공기의 저항력보다 800배나 된다. 그러다보니 물 속에서 발차기나 스트로크를 할 경우 그 운동량은 실로 엄청나다. 덕분에 한 타임 50분이라는 그 짧은 시간에도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고 힘든만큼 한 순간 한 동작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게 된다. 물 속에서의 그 집중력 있게 깨어있는 시간 덕분에 나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수영 후에도 계속해서 집중력을유지할 수 있게 되고 운동 후에는 상쾌한아침을맞이할 수 있다.
한편으로 수영은 평소 쓰지 않던 광배근이나 팔, 어깨, 발끝, 허벅지 근육 등 몸 전체를 쓰게 된다.(수영은 전신운동이다.)그리고 이렇게 새로 사용하면서 몸 구석구석에 깨어진 감각들을 통해 내 몸 전체는 좀 더 내것이 되고 나라는 존재도 좀 더 명확해진다.
진화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 자체는 기본적으로 매일 운동을 해야만 하는 동물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은 늘 사냥을 하느라 뛰어다녀야 했고 천적을 피해 도망다녀야만 했다. 즉 인간은 애초부터 늘 뛰어다니고 운동은 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간은 농업사회와 산업화 사회를 거쳐 어느 순간부터는 좁은 실내 환경 속에서 살게 되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 덕분에 갖가지 성인병이 생기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뛰어 다녀야 할 짐승이 우리 안에 갇혀 있으면 무기력해지고 없던 질병도 계속해서 생겨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안에 갇혀 있는 존재가 되지 않도록 더욱 더 뛰고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수영은 내 몸을 깨우고 내 정신을 깨우고 내 건강을 깨우는 좋은 운동이다. 또 내 스스로의 목표도 계속해서 추구하고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