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하얀 새 같았는데, 피에 물든 검붉은 빛에 얼핏 새하얀 깃이 보였다. 강보가 생각난 것은 죽으면 새가 되어 날아간다는 미신을 믿은 탓이었다. 새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도는 강보. 작은 심장을 감쌀 강보를 구하기 위해 순결하고 무결한 목화씨가 자란다는 숲을 찾아 홀린 듯 걸었다. 쉽게 찾으면 죄스러워 어떤 것도 타지도 얻지도 않았다. 발바닥에 박힌 소나무 가시가 깊숙이 파고들고 두통에 깨지는 이마를 붙들었다. 밤이 오면 잠이 오지 않았고 걷지 않으면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예순 지난 여인은 죽인 자식이 가여워 죄스러워 절에 등을 달고 매년 그날이 되면 새를 찾는다고 했다. 어디서든 들리는 새소리가 겨드랑이를 콕콕 쪼고 살짝 배어 나온 피가 검붉게 굳는다고 했다.
하얀 목화씨가 갓난아기의 솜털처럼 땅을 순하게 덮고 있었다. 몸을 낮춰 조심스레 손으로 쓸고 열 개의 바늘로 한 올 한 올 엮어 손바닥만 한 관을 만들고. 죽은 새를 심장에서 꺼내 하얀 깃이 새하얗게 되도록, 새하얗다 못해 푸른 빛을 띠도록, 샘물 길어 깃을 닦았다. 말간 피가 하얀 목화씨를 물들이고. 죽은 새를 관에 뉘었다. 새하얀 천에 새하얀 깃을 감싸니 새하얀 천사 같고. 무릎 꿇고 입맞춤하고 믿지 않았던 신의 이름을 외고 눈 감고 오래도록 돌처럼. 두 손으로 무겁게 다시 심장에 묻었다. 새하얀 노인이 어디서든 새소리 들으며 겨드랑이에서 배어 나온 피를 새하얀 천으로 오래 닦고 있었다. 그렇게 늙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