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들이 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가 결혼의 선택과 직업의 선택이 아닐까 싶구나.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배우자의 선택이 필요할 것이고, 직업을 선택했다면 직장의 선택이 필요하겠지.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선택이니 곰곰이 그리고 꼼꼼히 생각을 해보야 한단다.
결혼의 얘기를 먼저 해볼게. 결혼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도 있단다. 결혼을 하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행복하면 하는 것이고, 결혼하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불행하다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낫겠지. 아빠는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단순했다. 첫째는 외롭게 혼자 살 자신이 없었고, 두 번째는 남들이 다하는 결혼 아빠도 해보고 싶어서였다.
아빠가 젊었을 때만 해도 결혼은 남들이 다 하는 것이었지. 평범한 삶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라는 말도 있잖아. 1,000만 명이 본 영화라고 나도 꼭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만 관객이 보았다는 것은 그만이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것을 오롯이 무시해도 안된다. 결혼과 연애는 다른 면이 많은데 연애는 둘만 사랑하고 좋아하면 되지만 결혼은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단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해. 가족이 생기면 희생도 필요한데 희생을 나쁜 의미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빠 생각엔 나쁜 희생은 없는 것 같아. 희생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마. 엄마가 밥을 하는 것도, 아빠가 설거지를 하는 것도 책임이고 희생이니까. 아빠도 결혼을 하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성장을 한 것이겠지.
결혼이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있는 건 아니란다. 자기 방식대로 충실하고 즐거우면 되는 것 같다. 결혼을 무겁고, 무섭고, 부담스럽고, 피곤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즐겁고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어. 뭐든지 그렇잖아. 다 좋을 순 없고 다 가질 순 없잖니?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노는 시간을 줄여야 하고,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잖아.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정성을 쏟는 것이지.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란다. 살면서 꼭, 절대 해야 하는 일은 없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은 있지. 아빠가 결혼을 해서 너희들을 낳고 키우다 보니 결혼을 하지 않으면 느껴보지 못하는 수만 가지의 감정을 느끼고 그것으로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더구나. 물론 그런 감정들은 지금도 진행 중이란다.
2022년 11월 가을을 보내며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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