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걸음 또 한걸음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면 문득,
너를 떠올린다
흐르는 땀방울 사이로
무거워진 걸음 너머로
다가올 듯 멀어지는 정상
무릎에 힘이 풀리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너의 손길이 간절해진다
끝없는 생각의 소음 속에서
마음의 무게를 덜고자
산을 찾았던 나는,
다시 너를 찾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그간의 고된 여정을 보상하듯
가슴에 새기고픈 깊은 감동이 된다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구름이 발밑에 머무는 순간,
내 안의 빈자리를 느끼며
이 순간을 너와 함께하고 싶다
발걸음이 무거울 때
나란히 걸으며 손을 내어주고,
숨이 거칠어질 때
함께 숨을 고르며 정상에 서고 싶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한없이 투명한 하늘을,
너와 함께 바라보고 싶다
힘든 순간을 손잡고 헤쳐온
소중한 이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