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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재 미첼 MJ Mitchell Apr 21. 2022

시 詩 - 봄, 이별
       - 비의 탄생

민재 미첼

봄, 이별


민재 미첼   


누구나 한 번쯤 봄에 이별을 하지     


벚꽃 진 자리에 작은 잎이 자라고

강가 언덕에 금빛 햇살

물가의 버드나무 밑동을 휘도는

가느다란 물소리


기다리던 계절이 와도

햇살이 아무리 따스해도

목이 메고는 하지


세상은 온통 빛나고

모든 생명은 다시 사는데

찬란함 뒤짙은 그림자처럼

그래서 더욱 오래 기억되는

이별이 있지


누구나 한 번쯤 봄에 이별을 하지

봄도 때로는

울기에 적당한 핑계가 되기도 하지



비의 탄생


민재 미첼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겨울은 고통스러웠다고 썼다


그리고 

이야기는 서사적으로 흘러야 마땅했으나

머릿속 나무 한 그루 자라서

창을 기웃댄다


기억은 그늘 속에서 기어 나와

그물을 짜고 

그물에 걸린 하늘이 발버둥 치다

비가 된다


흠뻑 젖으면 되게 앓는

겨울비다


마지막 문장은

비의 신화가 만들어졌다고

쓰고 싶지만


춥고 외로운 이방인이 되어

마음을 앓는다


고통스러운 겨울이 낳은

겨울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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