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재 미첼 MJ Mitchell Apr 07. 2022

시 詩 - 숲
       - 작은 호수

민재 미첼


민재 미첼


바닥에 깔린 이끼가 자라서

나무를 덮어

야금야금


어떤 것들은 숨고

어떤 것들은 기대고


그럴 수도 있지

혼자가 아니잖아


기대고 숨고

시들고 지고

그러다

다시 초록


그 속에

나도 숨고

기대고


누구든 그럴 수

숲이잖아



작은 호수


민재 미첼


낯선 도시로 이사 후

잘 지내냐는 안부 전화에

공연히 눈물이 핑 돌면 찾던

작은 호수


사탕이 입안에서 녹는 시간이면

호수를 돌아

다시 제자리

딱 그만큼의 시간이면

다시 내 자리


사탕처럼 생각도

깨물지 말고

살살 굴리고 녹이다 보면


이쯤이면 어디든 살 만한 거지

달콤한 용기를 주는


입속에서 호수가 녹는지

마음이 잔잔하다.








이전 23화 시 詩 - 봄, 이별         - 비의 탄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