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월

by 석현준

사랑도 죽음도 함께인 것 아닐까?
사라지면 그립고 살아있으면 진가를 모르는 것이 사람 아닐까?



바다 같았던 사람아
언제나 잔잔하게 그곳에 있던 그런 사랑아_

지지 않을 것 같던 꽃송이들은 바람을 타고 하늘하늘 꽃길을 만들고 오지 않을 것 같던 초록의 계절이 오는 사이 너는 나를 기다렸구나.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그런 계절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렸구나.

아직은 푸른빛을 보긴 이르다고 아직은 금빛 백사장에서 놀긴 차갑다고 모두 외면하는 그런 계절에 넌 사랑을 기다리고 있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사랑이 피어나는 시간은 지났다고 말 들했지만 아직도 너에겐 유효하니? 너의 사랑에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할까? 잔인한 날씨 중에도 너는 나를 찾고 있구나.

사랑은 늘 도망가더라. 언제 내게 올 줄 몰라 노심초사하며 기다려도 언제나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그런 것이었어. 불러도 들리지 않고 보고 파도 보이지 않는 그런 사랑은 이젠 안녕. 네가 부르면 단숨에 달려가줄게.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너무 무서워하지 마.

차마 너와 나의 세계가 다르다면 그 모든 것을 건너 너에게로 갈게.

사랑이라는 최악의 형벌을 받은 우리는 그저 함께 녹아내리기를 바다 바람을 맞으며 슬며시 초록으로 물들기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