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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부자 Jul 02. 2021

은퇴 후, 부자가 아닌 여유 부자로 살기로 했다

은퇴 준비 노하우

  저는 며칠 후에 환갑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내년에 34년간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 은퇴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 월급으로 자식들 교육시키고, 생활하는데 대부분을 사용했어요. 그 결과 제가 앞으로 은퇴할 때 받을 퇴직수당과 남은 빚을 상계 처리하면 손에 쥐는 돈은 몇천만 원만 남을 것 같아요.

  제가 매달 연금은 받아서 일상적인 생활은 가능해요. 그렇지만 가족이나 제가 아프거나, 비상시를 생각하면 약간은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미혼이지만 30살이 넘은 아들과 딸의 결혼에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없는 부분이 안타깝기도 하네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 유일한 희망 사항은  '은퇴하기 전에 모든 빚을 갚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빚을 갚는 방법과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내 노후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항상 대출과 친하게 지냈어요. 저 스스로 '대출의 여왕'이라고 했어요. 제가 명품백을  산 적도, 다이아몬드 반지를 산 적도 없습니다. 제가 생활하면서 크게 낭비하는 생활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하면서 적금을 끝까지 납입한 기억이 없어요. 저는 직장에서 업무상으로 보면 아주 성실한 직장인인데, 경제생활은 엉망인 직장인이었습니다.


  저는 2018년 기준으로 은퇴까지 약 4년 남았지만 어떻게 은퇴 준비를 해야 할지 몰랐어요. 뉴스나 방송에서 은퇴 후 여유 자금이 몇십억이 있어야 한다. 재테크를 해야 한다. 친구가 있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10억을 모을 수도 있는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은퇴 관련 이야기들이 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들이 많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우선 2018년 8월에 내 은퇴 준비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은퇴 후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하기로 했어요. 예전에 제가 사용하던 블로그도 있었지만 은퇴를 위한 새 블로그를 만들어 새 출발을 하고 싶었어요. 블로그 초창기에는 내가 은퇴할 날이 며칠 남았는지, 오늘이 블로그 며칠째인지 졸린 눈을 비비며 열심히 3년간 기록했어요.


중간에 제가 직장 생활이 어려울 때는 빨리 은퇴하려고 계획을 잡고, 은퇴 날짜를 바꾼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가 은퇴 시기를 빨리 할 경우 노후 준비가 불안해져서 예정대로 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어요.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닉네임을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습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는 닉네임은 '여유 부자'인데 사연이 있어요. 몇 년 전에 고등학교 선배님께서 제가 승진했다고 기념 서축을 써 주시겠다고 좋아하는 문구나 글자를 2자에서 4자 사이로 정해서 보내달라고 하셨어요. 제가 며칠간 생각을 해 봤어요.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이지? '파란 하늘', '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일신 일일신 구일신', '절약', '구하라 얻을 것이요', '정직', '근면' , '긍정의 힘' 이런 단어가 생각났지만 내 마음에 꼭 맞는 내용을 찾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지? '  저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다 보니 그동안 제가 살아온 54년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스물네 살 1월에 결혼해서 아이들 2명 키우고, 직장 생활하면서 매일 허겁지겁 살았더라고요. 저는 직장생활을 스물여섯 살 가을부터 시작했어요. 큰 아이는 한 살이었고,  둘째는 임신 6개월이었어요.  그리고 저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동창생이 같은 직장에서 근무를 했어요. 그 친구는 미혼이고, 저는 아이까지 딸린 애 엄마로서 시간도 경험도 부족했습니다.


   제가 첫 직장생활을 하던 1980년대 후반인 그때만 해도 여자들이 시집을 잘 가면 직장을 그만두는 분위기였어요. 그때 당시에 제가 실질적인 가장으로 저는 돈을 꼭 벌어야 했어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제가 가난해서 직장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싫었어요. 저는 첫 직장생활에서 애 엄마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어요.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책임감은 있었지만 처음 하는 낯선 일이라 미숙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제 친구는 미혼이라 시간도 많고, 저보다 경력이 2년 많았고, 성격이 깔끔해서 일도 잘하고, 사람 관리도 잘했어요. 어느 날 어떤 상사는 친구와 저를 면전에서 비교하면서 나이도 같고, 같은 학교를 다녔는데 왜 이렇게 일을 못하느냐고?  제 자존심이 무척 많이 상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마음속으로 오기가 생겼습니다. 내가 왜 친구보다 못난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애 엄마도 잘할 수 있다고 저 스스로를 격려했어요. 제가 업무에 관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배우고 익히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그 친구는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저는 그 아팠던 기억들을 견디고, 성장하려고 노력한 결과 아직도 직장생활에서 생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 IMF로 실직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근무하는 직장도 안전하지 않다. 내가 쫓겨나지 않고 내 발로 걸어 나가려면 나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 제가 대학원 진학도 하고, 승진을 해야 할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여자가 남자와 경쟁해서 이기려면 2~3배의 노력이 필요해요. 제가 승진에 필요한 자격과 실력을 위해 4년을 투자했어요. 그 후로 저는 승진 시험공부와 스터디 4년을 했어요. 그 결과로 저는 승진해서도 업무 승부 욕심으로 링거 맞으면서 일을 했고, 공모계획서 쓰느라고 밤새우기도 했어요. 그런 생활로 저는 가벼운 뇌경색이 오기도 하고, 척추 분리증, 우울증도 겪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능력은 평범하지만 직장에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34년간 생활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내 삶을 돌아보니 내가 정말로 목표를 위해 달려만 왔고, 나를 위한 휴식이나 배려가 없었구나! 나에게도 쉼이 필요한데...  나는 정말로 '여유'가 부족하구나!!! 나에게 정말로 차 한잔을 마음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해.

  저에게 필요한 '여유'를 선배님께 요청하였더니 일필휘지로 '여유'라는 글자로 기념 서축을 써 주셨어요.  그리고 '여유' 만으로 기념서축이 약간 밋밋한 느낌이라 선배님께서 '여유로운 마음속에 평안과 지혜를 얻나니 보람의 향기로 채우소서'라고 추가해 주셨어요. 제가 안방에 '여유' 액자를 걸어 놓고 항상 '여유'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고, 생활 속에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었어요.


  여유부자로 블로그를 1년 쓰고 2년 쓰면서 조금씩 내 생활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제가 가장 절약하는 생활을 실천하고 산다고 착각했어요. 제 마음속으로 '어떻게 이것보다 더 절약을 하고 살아?' 그런데 생각을 바꾸니까 절약을 할 수 있는 구석이 많이 보였어요. 그리고 생각이 바뀌니까 습관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었습니다.


   첫째로 제 경제 수준에 맞지 않는 비싼 옷을 사지 않게 되네요. 예전에는 200만 원이 넘는 00 상표 옷을 12개월 할부로 사서 입고 다녔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들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제가 옷을 산 기억이 없네요. 


내 노후와 은퇴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를 설계하면서 생활하니 다른 사람들에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도 생깁니다. 자신감과 여유가 생기다 보니 쓸모없는 돈은 사용은 하지 않게 되네요.


  둘째로 제 자동차를 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차량 유지 관리비를 줄였습니다. 제 직장 근무지가 시골에서 중소도시로 옮기면서 대중교통으로 통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지도 않고, 퇴직 전에 빚을 갚으려고 자동차를 처분하였습니다.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동차가 없는 저를 딱하게 생각하기도 해요. 


저는 버스도 타고, 필요할 때는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출장을 조금 멀리 갈 때 차가 없는 저를 위해 친구나 선후배들이 먼저 전화해서 차를 태워주기도 합니다. 차량 매도 후 저는 한 달 교통비로 10만 원이면 가능해서 교통비가 많이 줄었습니다. 

 

셋째로 여유부자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에 직장 생활하는 딸이 자신의 집으로 갈 때 버스표나 기차표를 미리 예약하지 않아서 아주 한심한 사람으로 취급했습니다. 딸은 대합실에서 차를 기다리면서 멍 때리는 시간이 좋다고 했어요. 저는 시간을 합리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비난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안과에 들렸다가 시내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따뜻한 햇살과 길거리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차량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에 경남 고성에 출장 갔는데  고성의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빈집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리고 고성군은 노인을 위한 아파트를 신축하여 노인분들이 입주 이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내 노후를 생각하며 그 아파트 복도를 걸어 다녀 보기도 했어요. 


앞으로 초고령사회가 되면 주거 문화가 이런 형태로 바뀌어 우리의 노후는 이렇게 모여 살 수도 있겠구나!   앞으로 빈집 문제와 노인 문제가 심각하겠구나.


  저는 은퇴 후에 부자가 아닌 '여유부자'로 살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마음의 평안도 오고, 경제적 여유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부자가 아니어도 은퇴가 두렵지 않아요. 저는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제가 막막하기만 하던 은퇴 준비를 4년간 하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은퇴 후에 창업할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특히 저는 은퇴 후에 여유 부자가 되면 옷이 비싸지 않아도, 좋은 자가용이 없어도, 값비싼 음식이 아니어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네요. 저는 은퇴 준비를 느긋하게 미리미리 준비하시기를 이웃님들에게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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