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다운사이징 4가지 주의점
안녕하세요.
주택다운사이징을 경험해 본 여유부자입니다.
저는 은퇴를 앞두고 집의 규모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은퇴 전에 아파트 42평에서 낡은 단독주택 13평으로 줄여서 이사도 해 보았습니다. 어느 해는 직장 근무지 이동관계로 남편과 제가 7차례 이사를 하기도 했어요. 제가 살아본 주거 형태는 아파트, 단독주택, 반지하 다세대 주택, 다가구 주택, 연립 주택, 시골집, 원룸, 농촌 주택 등 다양한 주거형태에서 생활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주한 지역은 서울, 대전, 수원 등 11개 지역이나 되네요.
약 7년 전에 남편과 제가 은퇴 후에 다운사이징을 하면 슬플 것 같았습니다. 은퇴 전에 우리가 다운사이징을 해야 스스로 위로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현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해 먼저 다운사이징을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의 규모도 줄여서 아파트 42평 아파트에서 낡은 단독주택을 6천만 원 주고 사서, 2500만 원을 투자하여 전체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외관은 누추하지만 내부는 아주 깨끗해요.
우리가 집을 다운사이징으로 함으로써 정말 5년간 우리 집에서 수많은 변화가 나타났어요. 남편이 아파트를 팔고 싶었지만 집이 안 팔려 42평 아파트를 전세 주고 이사를 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평생 살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남편과 저의 근무지 변경으로 약 1년 6개월 후에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퇴직을 앞두고, 좁은 단독주택에서 살 수 없다고 반란을 일으켰어요.
그래서 2019년 11월에 원래 살던 42평 아파트로 다시 이사했어요. 약 5년간 이사를 하느라고 지불한 이사비용이 1천만 원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집의 규모를 줄이느라고 가져다 버린 가전제품과 가구들, 버린 책들, 이사와 관련해서 낭비된 돈이 약 2천만 원을 될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아파트 가격이 저렴해서 42평 아파트를 팔아도 제가 사는 지역의 인기 있는 아파트의 25평 전세금도 안됩니다. 이제는 평생 살려고 리모델링한 단독주택도 이제 필요하지 않아요. 그 집을 4개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는데 팔리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제가 얻은 교훈입니다. 집을 사기는 정말 쉽지만 팔기는 정말 어렵네요.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팀은 통계청 자료를 기반으로 의학의 발달까지 감안한 신개념 기대수명을 계산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1년생 남성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의 절반(47.3%) 가량이 94세 생일상을 받고, 같은 해 태어난 여성은 더 높은 비율(48.9%)로 96세 생일상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100세 넘게 살 가능성이 다분하다. 말 그대로 100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평생 살 집이라고 생각했던 집, 자식들이 오면 하루라도 편하게 살게 해 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큰 집을 마련하시는 일도 있으시지요. 그러나 박유성 교수님 말씀처럼 우리가 앞으로 100세 시대까지 살 수 있기 때문에 주택다운사이징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집을 줄여야 할지 말지 고민이 많이 되시지요. 저는 귀가 얇아서 부동산 공부를 전혀 안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만 믿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서 여러 가지 실수를 했어요. 그러나 제가 실수를 해서 집을 구매했지만 가격이 상승한 집도 있고, 아파트가 하락할 때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팔 수도 없었어요.
첫째로 주거환경 악화로 가족이 우울해질 수도 있네요.
제가 2014년 하반기에 시골로 발령이 나서 이사를 했어요. 33평 아파트가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으로 혼자 살았습니다. 집에서 남편과 작은 아들이 42평 아파트에 살기는 낭비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살던 아파트를 전세 놓고 작은 아들 다니면 고등학교 근처 20평 아파트에 월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 집이 동향이었는데, 폐쇄공포증이 있는 남편은 그 집이 좁아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새로 구입한 집이 겉모습은 낡았지만 내부는 남편이 추구하는 새집처럼 단장을 했습니다. 제가 친구들을 단독주택 13평에 데리고 와서 차도 마시고 친구가 놀다 갔어요. 작은 딸이 충격이었다고, "이런 집에 어떻게 친구들을 데리고 올 수 있느냐고?" 저는 "내가 가난하지 않고,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손 벌리고 사는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이냐고?"
막내 시누이는 우리 집에 왔다 가서 일주일을 울었다고 합니다. "막내 동생이 왜 그런 집에 사느냐고? "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망해서 이사를 간 것도 아니고, 은퇴를 준비하느라고 집의 규모를 줄인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다양한 집에 살아서 내가 주거지에 대해 만족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가족들 생각이 꼭 저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서 가족의 입장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제가 이사할 때는 남편이 먼저 제안을 했고, 저도 동의를 한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네요.
둘째, 남편은 은퇴 4년 전에 작은집으로 이사해서 여웃돈으로 남편 은퇴 준비했어요.
우리는 아파트 42평에서 단독주택 13평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마도 돈이 넉넉했으면 이렇게 집을 줄이지는 않았을 거예요. 2가지 이유로 과감하게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한 첫 번째 이유는 제가 역 근처로 이사를 가면 통근이 가능해서 함께 모여살 수 있었어요. 둘째는 퇴직하기 전에 집의 규모를 줄여서 남편 은퇴자금을 마련하려고 했어요. 남편은 평생 살 집이라고 2천5백만 원으로 지붕과 외벽만 남기고, 화장실, 보일러, 바닥교체, 실크벽지, 좁은 마당에 데크 설치 등 사람 살기에 편안하게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2가지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첫째, 저는 집에서 역까지 걸어서 기차를 타고 통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직장 근처의 역에 세워둔 제 자동차로 직장까지 운전해서 출근을 했습니다. 둘째, 저보다 다섯 살 많은 남편 은퇴 준비를 시작했어요. 작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여윳돈으로 남편의 소원이던 밭 100평을 매수했습니다. 주말이면 신이 나서 농작로도 보도블록으로 깔고, 하우스도 짓고, 컨테이너와 데크, 전기, 수도 연결, 인터넷 설치 등 2천만 원을 지출했어요.
셋째, 자녀의 혼사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딸에게 이제 취직을 했으니 결혼을 하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엄마 이렇게 낡은 집에 살면 신랑감이 인사 왔다가 도망간다고 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사위에게 신세도 지지 않고, 스스로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데, 왜 도망을 가? " 딸이 장인 장모가 사위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아도 아파트에는 살아줘야 결혼할 남자를 데리고 올 수 있다고 하네요. 저는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현재는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다시 이사를 왔지만 아직도 사윗감을 데리고 오지 못하는 딸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거주 공간이어야 마음들이 편한가 봐요. 저는 자동차가 없어 역 근처가 생활하기가 좋아요. 그리고 저는 낡고 좁은 단독 주택이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혼사문제가 남아 있다면 자녀분들의 입장도 고려해서 저처럼 너무 낡은 집으로 규모를 줄여서 이사하시는 것은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넷째, 우선 매도하지 말고 전세 또는 월세를 권장합니다.
우리는 분양가보다 싸게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았지만 매수자가 없었어요. 본의 아니게 4년은 전세, 1년은 월세로 놓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은퇴하고 하루 종일 햇빛도 들지 않는 단독주택에 살면 본인이 너무 우울하다고 살던 아파트로 복귀하자고 했어요. 큰 딸이 사윗감 데리고 오기도 어렵다고 한 이야기도 했어요. 저는 좁고 낡은 집에 살면서 아파트를 계속 월세를 받으면 임대 소득 세금 문제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제가 못 이기는 척하고 이사에 동의를 해 주었습니다.
제가 주택 매도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저는 2005년에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다가구주택 2층 방 3개짜리를 5천만 원에 손품과 발품을 팔아서 구입했습니다. 1년 후에 5천만 원을 주고 매도하고, 중소도시에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았습니다. 제가 팔았던 다가구 주택이 얼마인지 2019년에 알아봤더니 실거래가가 3억 5천만 원이 넘었어요. 그 집은 다가구주택인데 그때 당시만 6가구가 각자 개인명의로 등기가 가능한 집이었습니다. 중소도시 미분양 아파트는 6년 동안 열심히 이자만 내고, 간신히 분양가에 매도했습니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서울 집은 파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도권이나 5대 광역시 등에 있는 주택이면 팔지 마시고, 다운사이징 고려하는 지역이나 주택에서 전세나 월세를 살아보시고 결정하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제가 퇴직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우리 부부의 주택다운사이징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부부가 올해 6월부터 42평 아파트에서 4일 살고, 세컨드하우스에서 5일살기를 하고 있습니다. 2년간 전원주택 월세를 계약하고 2개 지역을 오가며 과도한 주택 유지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주택유지 비용이 들어가고는 있지만 은퇴 후의 커다란 기쁨을 주는 세컨드 하우스에서 누리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