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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부자 Sep 08. 2022

메타버스에 올라타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배움에 과도한 시간과 경비 줄이기

요즘 새로운 교육 시장에서 불안감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저도 그 경험을 많이 했어요. 이 교육을 받지 않으면 나는 메타버스에 올라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 교육을 받으면 내가 은퇴 후에 작은 돈벌이 하는데 유리하지 않을까? 내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저를 힘들게 하네요.


제가 메타버스에 올라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도 친정어머니가 가셨던 길을 내가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그 길은 치매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머리가 좋아져야 한다는 무의식이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왜 그렇게 극성스럽게 사느냐고? 친정어머니 치매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대답해요.


 친정어머니가 1970년대 후반에 동사무소에서 부동장을 하셨습니다. 그때 당시는 동사무소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집안이 가난하여 국민학교 5학년 중퇴를 하셨지만 한문도 독학으로 배우셨어요. 평상시에  어머니는 책도 열심히 읽으신 덕분에 40세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 동사무소에 취직도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학력은 부족했지만 실력은 뛰어나 한문으로 민원서류도 발급하셨어요. 그리고 읍사무소나 군청에서 어머니가 성실하게 근무를 잘하셔서 표창도 받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적은 월급으로 우리 5남매를 양육하셨습니다.


그러던 우리 어머니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한다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약 20년 전에 친정어머니에게 은행 365 코너에서 현금 인출하는 방법을 2시간 가르쳐드렸습니다. 처음에 친정어머니는 알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다시 연습하다 보면 엄마는 또 잊어버려서 못하셨습니다. 아마도 치매 초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딸은 외할머니가 치매로 고생을 하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인 제가 치매로 고생할까 봐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재작년에 서울 여의도 IFC 몰에서 저녁 먹으러 식당에 혼자 갔어요. 제가 앉은 식탁 위에 갤럭시탭에 식당 메뉴가 일본어로 쓰여 있었어요. 저는 일본인들을 위한 안내 메뉴인 줄 알았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아서 제가 계산대에 가서 물어봤어요. "제가 이곳이 처음인데 주문은 어떻게 하나요? " 저는 개인적으로 갤럽시탭을 사서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직장에서도 컴퓨터로 하루 종일 업무도 처리합니다. 그리고 저는 핸드폰도 그때 당시 최식 갤럭시 노트10+를 146만 원 주고  구매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식당에서 제가 먹고 싶은 메뉴보다 대강 주문하기 쉬운 메뉴로 골라서 주문하고 먹고 왔어요. 그러면서 저도 위기감을 느꼈어요. 나도 배우지 않으면 순식간에 바보가 되겠구나!


제가 나이가 들면서 뻔뻔해지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친절함을 베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활용하기도 해요. 그러려면 상대방에게 나의 약점을 노출시킵니다. "저는 이곳에 처음 와서 잘 몰라서 그래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사람들이 친절하게 안내를 잘해 줍니다. 우리나라에 착하고 친절한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하면 노인이 되어서도 홀대받지 않고 살 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은퇴 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서 강하게 나가기보다, 도움을 요청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가끔은 젊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강한 척을 하기도 하는데, 결과는 별로 좋지 못했어요. 직장 동료가 제가 새로운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겠다고 발버둥 치니까 왜 그렇게 사느냐고? 내가 잘하는 것도 있고, 젊은 사람들이 잘하는 것도 있다고 해요. 제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고생한다고 했어요. 그 당시는 내가 왜 그 일을 못하느냐고, 나도 젊은 사람만큼 잘할 수 있다고 오기를 부렸어요. 


그런데 6개월쯤 지나고 나니까 저는 제 욕심만큼 배울 수가 없었어요. 제가 체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했어요. 그리고 제가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려고 한쪽에 치우치면 다른 부분은 놓치고 있더라고요. 지금 제 나이에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인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느라고 건강을 놓치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제일 중요한 건강에 치중하다 보니 디지털 네이티브는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어요. 


그래도 이제는 제 마음에서 공부가 1순위가 아닙니다. 저는 건강이 1순위, 마음의 평화가 2순위, 디지털 네이티브는 순위가 저 만큼 멀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배움에 안달복달하지 않아요. 그리고 어려우면 젊은 사람들에게 배우기도 해요. 이제는 제가 여러 개 교육을 중복 신청해서 끝까지 듣지 못하는 미련한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오늘도 제가 부지런히 살았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일이 많아서 안타깝네요.


제가 은퇴가 이제 1년도 안 남았다고 생각해서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은퇴하기 전에 메타버스에 올려 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결과 저는 너무 많은 수강 신청을 하고 강의 내용을 소화도 하지 못했어요. 과도한 은퇴준비는 경제적인 지출을 과도하게 하네요.


은퇴 준비할 때 우리에게 불안감을 마케팅하는 강좌나 교육에 매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은퇴 준비는 늦더라도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배워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은퇴 후에도 무엇인가를 배우는 시간은 더 여유가 많다고 해요. 그동안 제가 은퇴 전에 너무 많은 성과를 내려고 집착하고 있네요. 은퇴 후에도 30년을 더 살 수도 있고, 40년을 더 살 수도 있는데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네요.


제가 욕심을 줄여야 해야 할 일을 모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능력에 넘치게 너무 많은 일을 만들어서 허덕이며 살고 있네요. 이제는 일을 줄이고,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 제 건강을 지키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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