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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반딧불이

2

by 판도



교정으로 향하는 세 굽이 언덕길의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공산이 투덜거렸다.


“힘들어. 하필이면 산꼭대기에 학교를 만들었담.”


공산의 등을 밀며 계단을 올라온 하모가 양손으로 무릎을 짚은 채 숨을 헐떡였다.


“정말 힘들다. 그런데 여기가 산꼭대기는 아니지.”


“그런데 아까 그 자식 뭐냐? 아침부터 시비나 걸고.”


“그러게. 의욕이 철철 넘치더라. 새로 온 선생인가?”


“애들 괴롭히려고 선생이 된 놈들이 너무 많다니까.”


“설마 우리 반에는 들어오지 않겠지?”


“나이도 어려 보이던데, 애송이가 3학년을 어떻게 가르쳐?”


“글쎄, 그러면 다행이고.”


“그런데, 아까 봤어?”


“뭘?”


“그 자식 말이야.”


공산이 멈춰 서서 자신의 머리통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 그거!”


둘은 마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런 놈이 나 보고 머리를 자르래. 주제 파악도 못 하는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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