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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Nov 15. 2023

1억이 10억이 되는 과정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스노볼 효과(Snowball effect)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로 눈덩이가 비탈을 구르며 주변의 눈들을 집어삼키고 불어나듯 불리는 것 [출처: 나무위키]




7년의 결혼 기간 동안 5번의 이사를 다녔고, 14건의 부동산 계약을 했다. 아니 중간중간 전세를 맞췄던 것까지 따지면 20건은 족히 넘을 것 같다. 1년에 평균 2~3건의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셈이었다.


지금까지 계약했던 부동산 서류들


돈이 생기는 족족 그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집을 알아봤다. 집 값은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고, 전세가액이 떨어져 보증금을 돌려주는 상황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우상향을 보였다.


0원에서 1억까지 모으기는 힘들지만, 1억이라는 작은 스노볼 하나가 만들어지면 돈이 붙는 속도는 빨라진다.


최근 친한 동생이 내게 돈을 어떻게 불려 나가냐고 물었다. 그냥 계속 여기저기 투자하다 보니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있었다고 뭉뚱그려 답했지만, 한 번쯤은 정리해보고 싶었다.


7년 동안, 1억에서 순자산 10억까지 불려 간 과정을 말이다.  



- 결혼 1년 차. 전세보증금 1억 3천만 원의 신혼집을 들어갔다. 그리고 10개월 만에 나왔다. (무주택)

- 결혼 2년 차. 가지고 있던 1억 원에 디딤돌대출을 받아 A아파트와 B아파트 분양권을 샀다. (2 주택 : A, B)

- 결혼 3년 차. 1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A아파트를 팔았다. 그리고 약 3억 가까이 대출을 받아 서울 C아파트를 매입했다. (2 주택 : B, C)

- 결혼 4년 차. B아파트 분양권을 팔고 남은 돈 6천만 원에 신용대출 4천만 원을 더 받아 서울 D아파트 갭투자를 하다. (2 주택 : C, D)

- 결혼 6년 차. 3억 원의 시세차액을 남기고 C아파트를 팔았다. 그리고 서울 중심부에 있는 E 아파트 갭투자를 하고, 서울 원룸 빌라 2채를(F, G) 1억으로 샀다. 그리고 우리는 월세로 살기로 했다. (4 주택 : D, E, F, G)

- 결혼 7년 차. 경기도 아파트 2채(H, I) 분양권을 당첨받았다. (6 주택 : D, E, F, G, H, I)


사고, 팔고를 반복하며 현재 서울 아파트 2채, 빌라 2채, 경기도 분양권 2장을 남겼다. 총 자산가치는 30억이고, 순자산 10억이다.


주위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 1억은 돈도 아니라고 한다. 1억으로 뭘 할 수 있냐고 하지만, 백만장자도 아주 작은 돈부터 시작했고, 부부합산 근로소득 월 500만 원의 우리도 1억부터 시작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보면 지금도 1억 미만으로 갭투자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분양가의 10%만 내면 분양권 하나를 취득할 수 있다. 전매제한만 없다면 얼마든지 분양권 상태로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 수도 있다.


아니면 대출을 받거나, 전세가 들어가 있는 집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대출과 갭투자는 레버리지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득에 비해 과하게 받은 대출을 생활을 팍팍하게 하지만, 약간 무리한 정도(절약하면 생활은 가능한 수준)로 받은 대출금은 자산을 빠르게 키워주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전세보증금도 마찬가지다. 전세보증금을 어차피 돌려줘야 할 돈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세입자에게 받은 '무이자' 대출금과 같다. 그러니 초기 자본금은 많지 않지만 부자가 되고 싶다면 대출과 전세보증금을 잘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전세로 맞춘 집 하나가 생기면 당신의 파이프라인이 하나 생긴 것과 같다. 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계약시점에 보증금을 조금이라도 올려 받으면 월급 외 소득이 되는 것이다. 돈이 돈을 번꼴이다.


분양권 2곳을 뺀 총 4개의 주택에 세를 맞췄다. 그러다 보니 전세계약 시점이 매년 돌아온다. 한 때 적금 풍차 돌리기가 유행이었는데, 우리는 전세보증금 풍차 돌리기를 하고 있다.


주위에서는 집 개수가 많은 것보다 어떻게 그렇게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 글쎄, 아마 당시 당시에는 아이도 없었고, 애당초 가지고 있는 것도 많지 않아서 뭘 하든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투자를 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중요한 투자 덕목이었던 것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을 부러워는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시작하는 것은 망설인다. 혹시나 집값이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현상유지는 하지 않냐고 하지만, 매년 치솟는 물가 속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닌 퇴보다. 현상유지를 바란다면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은 매년 벌어야 한다. 그리고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작게라도 투자로 성공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이 계속 성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8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닭갈비를 먹으며 벌써 8년이나 살았다며 낄낄거리며 웃다가 부동산 얘기로 화제가 전환됐다.


'가지고 있는 분양권을 가지고 갈지, 팔아야 할지, 앞으로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 취득세가 너무 높아져서 취득세가 떨어져야 집을 옮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등' 부동산 얘기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 반찬이 된 지 오래다.


정수기에서 물 받다가도 "아, 부동산에 연락해 봤어?"라며 부동산 투자얘기가 일상이 된 부부,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는 투자자의 길이지만 그래도 함께라 다행인 것 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경제공동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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