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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무 다른 역할 Jan 01. 2019

희미해질 줄 알았는데 또렷해지는 것들

#방구석 새해 단상

해를 지날 때마다 희미해질 줄 알았는데 또렷해지는 것들


[감정의 여전한 투박함]   
더 간교한 방법으로 감정을 컨트롤할 줄 알았는데.


[일상에서 완전히 등 돌리고 싶은 욕망]   
주저할 만큼 지키고 싶은 구석이 있었으면 했건만.


[손 끝에 맺혀있는 주저함]   
결정은 눈만 질끈 감으면 저절로 되는 게 아니므로.


[미련이라는 이름의 욕망]   
욕망을 욕망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이 적응해버린.


[적당하게, 라는 마법의 하찮은 지구력]   
적당하게 타협해도 남는 게 없다는 걸 알아버렸기에.


[전격적 단절에 대한 기대]   
그렇게도 도려내고 싶은, 그러나 절대 도려내지 못할.


[욕망의 체계적 실행전략]   
결국 늘 순간에 휘둘리니까. 나란 인간은.




해가 지날수록 또렷해질 줄 알았는데 희미해지는 것들


[육체의 노쇠]   
의외로 급격히 나타나지는 않기에...


[애정 혹은 애증의 정의]  
상황과 상대에 따라 겪을 때마다 정의가 달라지는 이상한 감정...


[경제(적) 관념]   
게으른 상태로 이리저리 흔들리다 못해, 이제는 기대마저 버린 영역...


[상황에 맞는 표정과 말들]   
보편적인 표정, 말이라는 게 가능한가? 보편적 상황이 허상인데.


[평범하게 산다는 것의 기준]   
남들 가진 거 다 가진 양 상상해도, 도저히 모를 기준


[냅다 마실 때의 주량]   
필름이 끊기는 시점과 술 취했을 때 한 실수의 정도는 왜 매번 다를까?



새해와 지난해의 차이는 전혀 없다는 걸 이제는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끄적끄적하면서 '라벨링'을 해놓으면

다가오는 일들을 쉽게 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여튼

이렇게 2019년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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