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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22. 2023

9월 21일 목요일

부쩍 쌀쌀


아침은 구운 계란, 요거트, 토마토, 견과류,

어제 사온 소중한 샤인머스캣을 먹기 좋게 담아두고

자율배식했다. 남편과 나는 여기에 콜드브루라테를

추가해서 먹으니 차리는 나도 편하고

영양소도 골고루 챙길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라

다른 가족들의 의견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첫째가 며칠 전부터 소세지빵 노랠 불렀다.

근데 막상 소세지빵을 사려니 마땅한 곳이 없기에

어제 애플파이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계속 맘이 쓰였다.


난 다른 건 몰라도 먹을 거에는 늘 진심이니까.


즐겨 가던 빵집에 정말 오랜만에 들렀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가던 집을 거의 보름 만에

간 것 같다. 아주 작은 동네빵집인데

여기는 커피도 빵도 모두 맛있다.

특히 소금빵이 맛있는 집이라 그간 유혹을 떨칠

자신이 없어 더 발걸음을 안 한 것도 있었다.


그곳에 가서 아이 줄 소세지쌀빵과 단팥빵,

크림치즈빵을 집어 들었다.

중앙 테이블 위, 바구니에 가득 담긴, 심지어 방금

나온(것 같은!) 소금빵이 눈앞에 있었지만 외면했다.


나는 안 먹을 거니까.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고

점심은 반찬을 시켜 먹었다. 나는 전업주부다.

그렇기에 반찬을 배달시킬 때면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지는데, 이 죄책감을 최대한 덜어 줄

적절한 핑곗거리를 대 보자면,

애들이 내가 한 브로콜리와 콩나물은 안 먹고

외할머니가 해주거나 반찬가게 사장님이 하신 건

잘 먹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한 달에 두어 번 시켜 먹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아이들 반찬과 나 먹을 반찬을 골고루 시켜

적당량을 덜어 점심으로 먹었다.


역시 남이 해준 밥이 최고다.




저녁은 간단하게 어묵탕에 계란찜,

낮에 시킨 밑반찬,

그리고 남편이 궁금하다며 시켜둔 편스토랑

밀키트로(꽈리멸치닭조림?) 결정!

맛이 나쁜 건 아닌데,

비주얼이 어딘가 짬밥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저녁을 먹고 아직 컨디션 난조인 첫째도 챙기랴,

어린 둘째와 놀아주랴, 씻기고 재우고,

정신없이 지나갔다.


식단을 바꾸며 체중이 약간 줄었는데 거의 배에서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전부.

몸은 생각보다 금방 적응했는지 계속해서 빠지진

않는다. 그럼 이제는 운동을 해야 하는 시점인데,

병원에서는 아직 어떤 운동도 권하지 않는 중이라

조심조심 일상생활만 하는 중이다.




가끔 내 몸 상태를 잊고 있다가 한 번씩 정신이

번뜩 드는 때가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경우다.

밤에 뭐가 그리 신난다고

(아마도 육퇴의 기쁨이었겠지만)

무반주에 몸을 좀 흔들어댔더니

바로 무릎에 신호가 왔다.


어이구… 조심해야지.

이럴 땐 눕자, 눕자…

그리고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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