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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Apr 10. 2021

8화. 방송국의 모순(2)

직장의 부조리를 바꾸는 법

계약서 없는 프리랜서라 오래 다닐수록 손해인 직장이었지만, 저 개인으로서는 방송국에 다닌 시절이 인생의 호시절 중 하나입니다. 제가 돌아보니 인생에서 좋았던 순간들은 돈 걱정 없이 새로운 걸 배우면서 도전하던 시절들이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항상 화가 나있었습니다. 방송국은 정말 많은 모순과 부조리가 있었어요. 그 안에서 싸우면서 자기 세계를 바꿔나가는 멋진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들처럼 용기 있지 못했습니다. 그냥 화만 나있었어요.  


누구는 놀면서 돈을 버는데, 누구는 죽도록 일해도 그만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곳에 오느냐에 따라서 동일한 일을 해도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직장을 보고 겪으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교과서에나 있는 판타지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퇴사하면서 그곳에 있던 부조리는 외면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후에도 계속 수많은 부조리와 만나야 했습니다. 그 때마다 퇴사를 선택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 우리는 직장의 부조리를 마주했을 때 그것과 싸우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건, 바로 그 방법이 아닐까 하고요. 


최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분이 자신이 겪은 부당함을 알리고 동아제약의 공식 사과문을 받아낸 과정은 그 점에서 제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나는 부당한 것들을 느끼고 혼자 비분강개하고 말았는데, 이 분은 세상을 바꿔나가는구나- 하고요. 저도 언젠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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