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세상이 밝아지길 바라며
우주정거장에서 누군가 스위치를 올리면
제 그림자에 취해
지구의 반은 잠들어 있다
고개를 숙여
가만히 귀 기울이면
두근대는 심장들이 내는 가벼운 진동음
요조숙녀의 코 고는 소리
이 가는 장삼이사의 몸 뒤척이는 모습
달아오른 신경처럼
검은 화면 위에 명멸하는 자기 공명장치의 신호
그리하여 공평하게 분배되는
가위눌린 꿈의 이어달리기처럼
사람이 만든 밤의 은하수
외롭고
쓸쓸하게
빛나고 있으니
누가 내게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주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