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대이작도 20화

전등

by 차거운

불현듯 세상이 밝아지길 바라며

우주정거장에서 누군가 스위치를 올리면

제 그림자에 취해

지구의 반은 잠들어 있다

고개를 숙여

가만히 귀 기울이면

두근대는 심장들이 내는 가벼운 진동음

요조숙녀의 코 고는 소리

이 가는 장삼이사의 몸 뒤척이는 모습

달아오른 신경처럼

검은 화면 위에 명멸하는 자기 공명장치의 신호

그리하여 공평하게 분배되는

가위눌린 꿈의 이어달리기처럼

사람이 만든 밤의 은하수

외롭고

쓸쓸하게

빛나고 있으니


누가 내게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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