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지금 함께 걷는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
저마다의 삶의 모퉁이를 돌아서
이미 오래 걸어온 고단한 몸으로
이 겨울 철원 평야 등뼈를 타박타박 두드리며
시원하지 후련하지 침묵으로 물으면
강가에는 바스락거리는 마른풀들
간지럽다 깔깔 몸 몸 뒤채고
놀란 청둥오리며 고니며 흑두루미 들이
와다다닥 물 위로 흩어지며 날아오른다
자유롭게
평화롭게
느긋하게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어서
철원 노동당사 뼈대만 남아
조금씩 환골탈태 중인가
깃털 하나 떨어뜨리고 날아가는 저
희디흰 무골의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