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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더 아름다운 계절, 지하실로 내려간다.

by 실비아

한국도 요즘 많이 쌀랑해진 것 같다.

여기, 나의 겨울왕국 에드먼턴은 이미 초겨울 모드라 춥기도 춥지만, 4시 반이면 세상 전체가 "우리 오늘 영업 끝!" 하는 분위기로 깜깜해진다.


한 달 전만 해도 퇴근 → 저녁 식사 → 빨리 걷기 1시간 → 개운~
이 루틴이 나름 단단했다.

그런데 요즘은?
퇴근길에 이미 어둑어둑…
저녁 먹고 나면 더 깜깜…
결국 산책 대신 주저앉아 배를 두드리며 손가락 운동(=핸드폰 스크롤링)만 열심히 하다가 잠드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외친 그날… 드디어 나는 다시 지하실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1. 먼저, 먼지 쌓인 첼로와 재회

골프에 밀려 홀대받던 첼로를 조심스레 다시 튜닝했다.
크리스마스 때, 내가 좋아하는 성탄 찬송가 한 곡을 은근히 그럴듯하게
연주하는 것이 목표다.


2. 트레드밀 + 한국 연애 예능 = 최고의 조합

내가 사랑하는 한국 연애 짝짓기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와 '나솔 사계'를 보며 트레드밀에서 30분 빨리 걷기!
목표는 빠른 걷기(3.7)에서 달리기(4.0)와 섞어가기.
연애 프로그램 보다가 심박수 올라가는 건… 보너스.


3. 철봉 매달리기 30초 × 2

올해 안에 턱걸이 1개 성공이 목표.
(이건 진짜, 성공하는 날 브런치에 특집 글을 쓸 예정이다.)


4. 골프 스윙과 퍼팅

거울 보면서 스윙폼 확인하고 공 50개 치고, 퍼팅 10개씩.
매주 토요일 남편과 버추얼 18홀 필드 나가 ‘80대 초반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5. 요가매트 위에서 뱃살과의 전투

뱃살 빼기 운동 동작 100회.
그리고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밖은 춥다.
하지만 추워서 더 움직이게 되고,
움직이다 보니… 요즘은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답다.

우리집 맨 아래층, 나만의 공간에서
작지만 단단한 겨울 루틴이 이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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