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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은 창의성의 또 다른 이름이다

방향성만으로는 부족한 우리에게 필요한 한 가지

by 당근과 채찍


해야 할 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손이 안 갈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에서 중얼거린다.

방향은 정해져 있고, 목표도 나름 구체적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넘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매일 30분 이상 글을 쓰겠다'는 식의 다짐도 해봤다.


하지만 머릿속 다짐과 현실은 늘 어긋난다.

SNS에서 무언가 좋다고 하면 그것에 눈이 간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한 방식을 보면 그 방법으로 옮겨가고 싶다.


그렇게 SNS에서 쏟아지는 푸시 알림과 유튜브 클립은 집중력을 순식간에 삼켜버리고,

그렇게 또 하루가 아무 성과 없이 스르륵 흘러가 버린다.

그럴 때면 나는 생각한다.

‘내가 방향성이 약한 걸까?’

아니다. 사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는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그 방향을 향해 한 걸음을 떼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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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방향이 아니라, 환경이다

예전엔 ‘결심’이 행동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행동의 절반 이상을 결정짓는다고 믿는다.

나는 목표를 기록할 때, 구체적으로 써 내려가려 애쓴다.


예를 들면, '공부하기' 대신

"AI 이미지 생성 기능 관련 영상 30분 시청하고 요약 기록"

이렇게 쓴다. 숫자와 구체적인 도구, 그리고 종료 조건이 명확한 행동.


그렇게 써야 내가 이 목표를 ‘행동 가능한 단위’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행을 방해하는 요소,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나는 일정 시간 동안 모든 SNS와 메신저를 차단하는 앱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그 덕에 한동안 중단됐던 브런치 연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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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라는 예술

실행은 무조건 거창해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작고 반복 가능한 행동이 나를 지탱해 준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오전에 일정한 양의 글을 쓰고,

오후에는 조깅을 한다고 한다. 단순한 루틴을 수년간 반복한다.

그렇게 써 내려간 문장이 몇 년 뒤, 전 세계 독자들을 울린다.

그는 말한다.

“글을 쓴다는 건 근육을 키우는 것과 같아요. 하루라도 빼먹으면 감이 떨어지죠.”


실행도 그렇다.

근육처럼 쌓여야 한다.

영감이 떠오를 때만 하겠다는 태도는,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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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실행 위에 있다

사람들은 종종 창의성을 타고나는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창의성은 매일 반복하는 루틴 위에 자란다.


좋은 방향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실행 가능한 환경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방향은 마음속 벽에 붙은 포스터와 다를 바 없다.


당신이 힐끔 보는 짧은 글, 한 번은 열어보는 앱 그리고 일부러 꺼두는 앱.

그런 아주 작은 요소들이야말로 당신을 조금이라도 창의적으로 만들어 주는 도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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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뜻이 아니라 구조다. 창의성은 방향이 아니라 실행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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