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는 말을 정말 싫어했다. 대와 소를 나누는 기준을 누군가 맘대로 정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뒤늦게 깨달았다. 그 말이 싫었던 진짜 이유는 내가 항상 '대'에 희생당하는 ‘소'의 입장이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고작 책 하나를 만드는 사람일 뿐인데. 때로는 책으로 세상을 바꾸라는 큰 꿈을 강요받았다. 책 하나로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나 자신을 바꾸는 게 훨씬 빠를 텐데. 최면에라도 걸린 듯, 나는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