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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피어나고, 내 멋대로 살아가는 중이에요

ㅡ 클레마티스처럼, 나도 나답게 피어나기 위해


오늘은 마음이 조금 복잡했어요.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고, 그래서 후련했지만

그 안에 미안함도 조금, 남아 있었거든요.


후련함과 미안함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잡으려 애쓴 날이었어요.


그런 나를 보며 떠오른 식물.

클레마티스.

덩굴처럼 무언가에 기대어 올라가면서도,

자기만의 방향으로 피어나는 꽃이에요.


클레마티스의 줄기는 유연하지만,

꽃은 존재감이 뚜렷해요.

둥글고 넓은 꽃잎이 선명한 색으로 펼쳐지고,

보랏빛, 연보라, 흰색, 핑크처럼

다양한 감정의 얼굴을 가진 듯하죠.


덩굴처럼 자라지만 무조건 매달리는 건 아니에요.

필요한 만큼만 기대고,

제 방향을 따라 조용히 피어나죠.

연약해 보이지만,

가늘고 긴 줄기로 원하는 곳까지 스스로 뻗어가요.

그렇게 기대어 오르면서도

스스로 피는 꽃이에요.


모순적인 이 마음이

꼭 클레마티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나답게 살아가고 싶고.


이기적인가요?

아니면 자연스러운가요?


모르겠어요.

다만, 오늘 나는 나답게 살았고

그 하루가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 건 분명해요.

감정은 단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누구에게나 기대어 살면서

동시에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존재인지도 몰라요.

어느 한쪽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죠.

그래서 때로는

조금 이기적이게 느껴지는 선택을 하기도 하나봐요.


그래서 오늘 나는,

우습게도 오랜만에

나다운 하루를 살았어요.


당신은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살아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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