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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위생교육

(신입 교사의 위기)

by 캐서린TV

학생일 땐, 몰랐는데

교사가 되어보니

회의 주제가 정말 천만 가지다.


학년 부장님은 50대의 남자분이시다

애들이 남자 화장실에서 보면 너무 더러워요,

오줌 싸고 똥 싸고 손도 안 씻고 나가요.

(‘어머나’)

애들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혀요.

(윽!’)

그래서인지 요즘 장염도 발생하고 있고

꼭 지도 좀 해주세요.”


회의는 끝이 났고

난 교실로 걸어가며

‘생각보다 위생교육이 필요하군.

그런데

내가 말하면 아이들이 창피할 것 같은데..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


40명 가량의 남학생들 앞에 서서

어렵게 입을 떼려는 찰나에,

부장님의 “애들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요”

불현듯 생각이 났다.


판도라의 상자


나 : 얘들아, 너네 화장실에서...

손에 묻혀야 해.


아이들 : 네?? 뭐..를요? ㅎㅎㅎ


나: 액체를..(그냥 물이라고 하면 되는데 ㅠㅠ)


아이들 : 액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 (그냥 이때라도 손을 물에 씻으라고 하면 되는데 ㅠ)


아이들 : 어떤 물이요? 화장실엔 다양한 물이 있습니다!! 선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난감한 위생교육을 겨우 했다.


지금은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땐 왜 그렇게 곤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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