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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이 되었다

by 차차

7년 전 겨울, 군대에서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다짐했던 생각을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이야기했다.


"나 진짜 열심히 준비해 볼게."


가족들은 아들에 대한 걱정을, 여자친구는 나에게 격렬한 응원을 해주었다.


공시생 기간 동안 한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시험 때 운이 좋게 체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나는 총 1년 6개월 만에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어릴 적 학생 신분으로 공부해 온 시간의 몇 배를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던 거 같다.


감격의 순간도 잠시, 소방학교로 입교 후 소방관이 되기 위한 지옥의 교육을 무사히 수료하였고 마침내 나는 소방관이 되었다.


나는 한 지역의 소방서로 배치되었고

구급 대원이 되었다.


“안전!”

첫 출근하던 날, 선배님들께 인사 후 짐 정리를 하였다. 문득 군대에서 자대로 배치되어 옷 정리를 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다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긴박한 출동 소리가 나자 모두들 다급하게 구급차로 뛰어갔다.


심정지 출동이었다.


첫 출동에 그동안 배웠던 모든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허둥지둥 대던 내 행동들......

환자를 병원에 인계 후, 나는 따끔한 한마디를 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선배들은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나를 다독였고 수고했다며 따뜻한 아메리카노까지 사주셨다.


그렇게 심정지 출동을 시작으로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아침이 되어 퇴근했다.


두 번째 출근 날, 다 같이 회의를 하던 중 또다시 출동벨 소리가 울렸다.


첫 출동은 또 심정지 출동이었다.


"후....."


이번에는 돌아가신 지 오래된 분이셨다.

우리는 병원으로 가지 않고 경찰에게 시신을 인계한 후 센터로 돌아왔다.


그 후에도 연이은 심정지 출동......


새벽이 되어서야 벨소리는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고 그제야 우리는 잠시 둘러앉아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 선배님이 나를 보며 말했다.

"이렇게 심정지가 난 적이 없는데....... 신입이 저승사자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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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