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굴 재우는가
7살 딸이 요며칠은 혼자서도 잘 자더니 오늘은 다시 무섭다고 손을 잡아달라 한다.
- 엄마 설거지만 하고 옆에 가서 잘게
혹시나 날 기다리느라 못 자는 거 아닌가 싶어 설거지가 끝나자마자 세수도 안 하고 침대로 종종걸음 친다. 역시나 7살 딸은 기어이 내가 올 때까지 캄캄한 방에서 똘망똘망 눈을 뜨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기다리고 있다.
엄마, 손.
설거지하고 온 내 손이 너무 차가워서 오던 잠도 도망갈까 걱정이 된다. 엄마 손이 너무 차서 안 되겠다고 잡았던 손을 다시 빼는데 7살 딸은 내 손을 자기 가슴으로 꼬옥 끌어당긴다.
엄마 손 따듯해질 때까지만 잡고 있자.
7살 딸 손이 너무 따듯하다. 아랫목에서 손을 잡아주던 폭신하고 부드럽고 따듯했던 친할머니 손이 생각난다. 그래, 손이 따듯해질 때까지만 잡고 있자. 요 7살 엄마 덕에 결국 세수도 못하고 또 잠이 들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