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는 법 1단계 : 호흡 알아차리기

모든 것의 시작이자 동시에 목적지, 호흡

by 김종환

서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중립 상태’를 향하여


지금까지 나의 글들은 명상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우리 내면의 시스템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길고 긴 탐구의 기록이었다. 그 모든 배경지식의 지도를 손에 쥐었다면, 이제 여러분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래서, 명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가?”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이다.


나는 나의 명상 수련을 크게 3단계로 나눈다. 각 단계는 서로 다른 기술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목적지는 단 하나, 바로 ‘지금, 여기, 나’로 의식의 초점을 되돌리는 것이다.


우리가 이 ‘지금, 여기, 나’라는 중심점으로 돌아올 때, 비로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던 ‘감정’의 소용돌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충동’의 강력한 목소리, ‘해야만 한다’고 강요하던 ‘의지’의 억지스러움, 그리고 모든 것을 무기력하게 만들던 ‘지루함’의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중립 상태(Neutral State)’에 놓일 수 있게 된다.


이 ‘중립 상태’에 있는 나는, 외부 자극이나 내부의 소음에 의해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모든 가능성 앞에서 자신의 다음 행동과 판단을 온전히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주체가 된다. 그리고 이 ‘자유로워진 나’의 상태에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르는 연습을 반복할 때, 우리의 뇌 신경망은 물리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더 자주 활성화되는 전전두엽과 활성도가 낮아진 편도체. 이 변화는 우리의 스트레스 레벨과 감정적 예민함을 모두 하향 조정한다. 이것은 거대한 선순환의 시작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덜 예민해지며, 침착하게 선택하고, 힘 있게 행동한다. 더 이상 사소한 일에 휘말리거나 휩쓸리지 않고, 내가 가진 소중한 에너지를 진정 유익하고 의미 있는 활동에 적절히 안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모든 변화의 첫 단추이자 가장 중요한 1단계, ‘호흡 알아차리기’에 대해 서술해보겠다.



왜 모든 길은 ‘호흡’으로 통하는가


‘호흡 알아차리기’는 명상이나 요가, 그와 비슷한 모든 정신 수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주 유명한 개념이다. 모든 명상 비스무리한 작업은 다 호흡 이야기로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에는 이것이 너무 상투적이고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다.


‘호흡’은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우리 의식이 뇌의 가장 깊은 운영체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스위치이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활성화 스위치: ‘호흡을 조절하는 행위’는 유일하게 전전두엽의 역할이다. 우리가 평소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쉬던 숨을, ‘수동으로’,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뇌의 CEO인 ‘전전두엽’은 가장 직접적이고 빠르게 활성화된다. 동시에, 생존 경보를 울려대던 ‘편도체’를 진정시키는 가장 빠른 작업이 시작된다.


빈도의 중요성: 뇌의 신경망을 바꾸는 신경가소성의 원리에서는 ‘강도’나 ‘지속시간’보다 ‘빈도와 누적 횟수’가 훨씬 더 중요하다. 하루에 한 번 한 시간을 하는 것보다, 10분씩 여섯 번을 하는 것이 뇌에 새로운 길을 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호흡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기에, 이 ‘빈도’의 원리를 실천하기에 가장 완벽한 도구다.


이처럼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우리 내면에서는 거대한 선순환의 흐름이 시작된다. 호흡에 집중하면, 끊임없이 떠오르던 ‘사고’의 연쇄가 잠시 멈춘다(인지 범위의 축소). 사고가 멈추니, 그 사고를 땔감 삼아 타오르던 ‘감정’의 불길이 약해진다. 감정의 불길이 사그라드니, 몸을 긴장시키던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마침내 우리는 ‘주어진 상황’ 그 자체에 온전히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호흡 만으로 충분하지만,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여기에 몇 가지 중요한 오해와 함정이 존재한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 호흡 훈련의 목적은 불편한 감정이나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만약 슬픔이 느껴질 때, ‘감정이 드네, 안 돼!’라고 외치며 억지로 호흡에 집중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일 뿐이다. 올바른 태도는 ‘아, 슬픔 때문에 호흡을 놓쳤구나. 괜찮다. 다시 호흡으로 돌아가자.’이다. 감정을 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호흡이라는 집으로 돌아오는 이정표로 삼는 것이다.


또 다른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흡을 완벽하게 해내겠다’는 마음이 앞서면, 호흡 자체가 또 다른 집착이 된다. 우리는 ‘신경망의 재배선’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이 단순한 훈련이, 나의 존재를 재구성하는 위대한 작업의 일부임을 아는 것이다.


‘판단’을 멈춰야 한다: 떠오르는 생각과 올라오는 감정은 감성적이고 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뇌의 정상적인 작동 증거’이자 물리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할 일은 ‘이 생각은 좋고, 저 감정은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평가는 또 다른 사고의 연결장치가 되어,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할 뿐이다. ‘그러한 생각이 있구나’, ‘그러한 감정이 있구나’ 하고, ‘그러하다’ 이상의 평가를 덧붙이지 않아야 한다.



호흡은 ‘시작점’이자 ‘종착지’이지만, ‘배경 작업’이다


호흡에서 시작된 의식이, 어느새 사고와 감정과 공상으로 이어졌다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하나의 ‘사이클’이라고 하자.


이 수련의 핵심은 ‘얼마나 긴 호흡을 했는가’ 혹은 ‘얼마나 강한 통찰을 얻었는가’가 아니다. 핵심은, ‘결국 또 호흡으로 돌아와 냈는가, 그리고 오늘 하루 몇 번이나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이다. 돌아오는 행위의 ‘횟수’ 자체가 바로 전전두엽을 단련하는 횟수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이 모든 과정의 진짜 목적은 호흡 그 자체가 아니라, 호흡을 통해 ‘지금, 여기, 나’로 돌아오는 연습에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호흡이라는 배경 작업 위에, ‘지금 여기 나’로 돌아와 있다는 그 고요하고 명료한 감각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 훈련이 잘 안된다면


물론,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명상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 나’로 돌아오는 데는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 몸을 감싼 옷의 감촉, 의자나 침대, 땅을 짓누르고 있는 나의 몸의 무게감, 손끝의 미세한 떨림과 같은 직접적인 ‘감각’을 의식하는 행위도 훌륭한 명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감각 명상’이라 부른다. 이 작업을 하면 전전두엽 외에 다른 뇌 영역(뇌섬엽 등)이 주로 활성화되기는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목적과 효과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인식의 범위를 좁히면, 결국 ‘지금 여기 나’만 남는다.



‘호흡 훈련’의 구체적인 방법론


“‘숨을 쉰다’, ‘숨을 알아차린다’만으로는 방법이 명쾌하게 와닿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해, 내가 실제로 실천하는 몇 가지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호흡의 깊이’를 탐색한다: 지금 나의 호흡이 얕은가? 깊은가? 호흡의 깊이는 현재 몸의 이완 상태, 즉 스트레스 강도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평소보다 조금 더 깊게, 아랫배까지 숨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쉬어본다.


‘호흡의 길이’를 탐색한다: 얼마나 오래 들이쉬고, 얼마나 오래 뱉는가? 일반적으로 날숨을 들숨보다 조금 더 길게 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몸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다. 4초 들이쉬고, 6초 내쉬는 것을 시도해본다.


‘몰래 숨 쉬기’: 처음에는 자신의 숨소리가 들릴 수 있다. 이번엔 ‘들리지 않는 숨’을 쉬어본다. 마치 옆에서 자는 아기가 깨지 않도록 몰래 숨 쉬듯, 아주 부드럽고 섬세하게 호흡을 조절해본다. 숨 자체에 섬세하게 접근하면, 명상 행위에 투입되는 의식은 더 많아지고, 신체는 따라서 이완된다.


‘생각의 발생’을 메타인지한다: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것을 연구하지 말고, “아, 생각이 떠올랐다” 혹은 “감정이 올라온다”라고 하는 현상 자체를 한 단계 위에서 알아차린다(메타인지). 그리고 나의 호흡이, 그들의 ‘꼬리물기’를 끊어주는 단호한 마침표가 되게 한다.


‘신체적 변화’를 알아차린다: 만약 생각-감정-스트레스의 연쇄가 이미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일어나는 현상은 ‘호흡의 리듬’이 바뀌는 것이다. 빨라지거나 얕아진다. 그것을 알아차렸다면, 자책하지 말고 그저 담담히 원래의 길고 깊은 호흡으로 돌아오면 된다.


‘반복’한다: 위 절차들을 한 사이클로 하여, ‘횟수’를 누적시키는 것이 이 훈련의 전부다.



오해의 해결 : 이것은 진통제가 아닌, 재활 훈련이다


‘호흡 알아차리기’ 훈련은, 고통스러울 때 잠시 고통을 잊게 해주는 일시적인 진통제가 아니다. 물론 그런 즉각적인 효과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훈련의 진짜 효과는,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수백, 수천 번의 ‘돌아오기’를 누적시키면서 발생하는 ‘만성적인 상태’의 재구조화다. 전반적인 감정 및 스트레스 레벨이 감소하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자체가 무뎌지는 근본적인 변화다.


그러니 지금 당장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하거나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그저 믿고, 계속할 뿐이다. 한 번의 호흡을 더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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