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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선생 Oct 05. 2024

현타 오는 마른 호텔산타

알바 이야기(5)


특이한 알바라고 생각되는 아르바이트를 뽑자면 호텔 산타 알바였다.


일은 간단했다. 투숙객들이 미리 자녀들, 아내에게 준비한 선물을 산타복장을 하고 들어가 선물을 전달해주고 사진을 찍고 허허 웃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미리 준비한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산타가 준 선물이라고 굳게 믿었다.


마른 체격 이였던 나는 산타복장을 하고 객실을 방문 하던 찰나 어떤 아이가 ‘산타가 왜 이렇게 안 뚱뚱해?’라는 질문에 당황 했었고 허허 웃으며 ‘요즘 산타는 그래~’라고 대답 했다.


산타가 꼭 뚱뚱할 이유는 없자나? 그 또한 스테레오타입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 중 잘못 각인된 것들이 많다. 도깨비도 흔히 뿔이 두개고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일본의 '오니'와 착각 한것이다. 실제 우리 도깨비는 수염이 길고 뿔도 없다.


예수님의 모습도 패션오브크라스트에 나오는 짐카비젤처럼 몸짱이 아니다. 오히려 외모가 흠모할 만한게 없다고 한다. 산타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산타 알바 하면서 또 다른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투숙객중 부자처럼 보이는 분은 아내에게 비싼 명품 지갑을 아이들 선물 전달하고 서프라이즈로 같이 전달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했다.


아이들에게 먼저 선물을 주고 난 후 아내 분에게 비싼 명품 지갑을 전달하며 가족 모두에게 서프라이즈를 하자는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아이와 아내분에게 선물을 건넸고 결과는 성공 적이었다. 스위트룸에 있던 부자분은 나에게 팁이라며 돈을 건네 주셨다. 하루치 일당이 이었다. 그런데 그때 현타가 찾아왔다.


룸 몇 십개 돌아다녀서 벌었을 돈을 팁 한번에 벌다니. 그날 여러 가지 생각이 공존했다. 현타 오는 마른 산타 알바 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은 뭔가? 생각인가? 행동인가? 말인가?


성공과 행복에 대한 스테레오타입도 여전한 것 같다. 돈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우리의 스테레오타입중 하나다.

물론 돈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돈으로만 치환되는 이 현실이 슬프다.


마른 산타는 여전히 열심히 알바를 하며 살아 갔다. 그런데 팁을 받고 나니 그 열심이 무색해 질때도 있다.


평범하게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내라는 의미 없는 위로는 하고 싶지 않다.


산타 알바를 하면서 느낀것은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더 생산적이고 가치를 올리는 일에 더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바 경험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타올뿐....



[실질적 지침]

- 단기성 알바는 비추 한다. 물론 여기서 의미를 찾으면 찾을수도 있겠지만 연속적으로 이어진 아르바이트를 하자

- 알바의 경험은 3가지~5가지이면 충분하다. 10가지 이상 하면 인생을 경험하겠노라 생각하지 말고 그 나이떄에 맞는 공부를 하거나 진로를 위한 투자를 하자. 지금 당장 만져지는 돈보다 만져지지 않는 가치에 투자할때 돈을 더 만질수 있다.

- 알바 많이 한다고 성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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