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처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봤다. 괜찮은 남방도 입고 머리에 젤도 발랐다.
내가 지원한 알바는 푸드코트 알바였다. 푸드코트에 서있으면서 사람들이 간 자리를 닦고 물컵이나 일회용품이 떨어지면 채워 넣는 역할 이었다.
지원서에 사진을 붙이고 학교를 쓰고 취미, 특기 따위와 왜 적는지 모르는 입사 포부 같은 것도 썼다. 그리고 경험과 경력에는 빈칸을 두고 제출했다. 경력과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쓰란 말인가.
지금의 '강선생(나)'이 그때 자소서를 평가 한다면 아주 혼쭐이 났을 것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게 간절함 없이 이력서를 냈다.
그런데 면접 보라는 연락이 왔다.
물어본 내용은 대단하지 않았다.
일해봤냐?, 잘할수 있냐?, 시급봤냐? 그게 다였다. 면접 결과는 다음날 바로 나왔다. 당장 내일 출근하라는 연락 이었다.
첫 알바이기에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다. 그랬더니 점장님이 왜 불편하게 이렇게 차려입고 왔냐고 했다.
나름 차려 입고 갔는데 짜증 스러운 말투에 김이 빠진채로 앞치마를 둘렀다. 식탁 테이블을 닦고, 아기의자를 닦고, 손님들이 남기고간 음식 트레이를 정리하고 안내를 했다.
점장은 핸드폰을 보며 나를 감시만 했다. 하루이틀 그리고 일주일이 넘었다. 점장은 롯데리아 뒤에 앉아서 핸드폰 하고 나만 열심히 일하는 그 모습이 계속 대비되며 연출 되었다. 너무 싫었다. 바빠 죽겠는데... 그 싫은 마음이 사회경험이 없었던 나에게 표정으로 다 드러났다.
바닥 이곳을 닦고 저곳을 닦고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시켜대는 모습에 나는 “네../예..”로 단답하며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한달 뒤쯤 되었을까? 점심시간이 끝나고 한적한 시간에 점장은 나를 불렀다.
“너 알바 처음하지?”
“네”
“너 하기 싫어?”
“아니요?"
“그러면 표정이 왜이래”
“네? 제 표정이요? 저 원래 이래요.”
“원래 그렇다고?" 내 진지한 반응에 점장은 내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 표정관리 해야해! 아무리 사회생활 처음한다지만 너는 얼굴 표정에 싫은티가 다들어나”
“네...”
“또 봐봐. 표정에 다 나타난다니까?”
그말을 듣고 나는 속으로 억울하기도 했고 화가 났다.
'지'는 앉아서 핸드폰만 보면서 이래라 저래라야. 때려치고 싶었다. 그게 내가 아직도 기억하는 첫 알바의 웃픈 기억이다.
지금 돌아보면 참 사회생활 못했다. 그런 피드백도 달게 받고 나를 돌아 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사회적 미소(social smile)'가 부족 했다. 사회적 미소는 속마음은 아닌데 사회적인 관계 때문에 억지로 짓는 미소다.
흔히들 직장생활에서 하는 미소를 사회학스럽게 이름지어 봤다.
처음 알바를 하면서 사회적 미소를 배웠다. 그렇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마음을 내 마음대로 쏟아 냈는데 사회에 나가면 그것을 꽁꽁 숨기고 살아가야 한다.
지극히 평범한 표정을 짓는 것 조차 우리는 사회에 강요 받아야 한다. 물론 지금은 나도 거기에 적응하여 내 삶이 편하기 위해 오늘도 사회적 미소를 짓는다. 굉장히 평범하게...”
미소 또한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실질적 지침]
- 알바를 해야하나요 안해야 하나요? 라는 물음에 나는 가차 없이 '하세요'라고 답변한다. 인생의 선을 만들기 어렵다면 점을 여러개 찍어서 선을 만들면 된다. '이 또한 경험하리라'라고 생각하며 알바를 해라
- 알바하면서 적어라! 어떻게 동선 관리를 했고, 어떻게 매출이 나며, 어떻게 손님에게 응대 했는지 그날 그날 기록하면 그것이 바로 자소서 이야기 거리가 된다. 기록할 때 숫자를 활용하면 구체성을 기 할 수 있으니 꼭 기록하자
- 알바에서 듣는 피드백 무조건 듣고 고치자. 사회생활 해보니 그때부터 연습하면 신입사원 되서도 잘하더라. 그리고 '인사 하기, 미소 짓기' 이 2개만 잘해도 직장에서 성공할 확률 높다. 기본만 잘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