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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에게 배우는 9가지 지혜

고대 중국 병법의 교과서,『손자병법』을 마치며.

by 독자J

1. 사람, 사람, 사람. 언제나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하고, 사람들과 친밀함을 쌓을 줄 알아야 하며, 곁에 두어야 할 사람과 그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주변에 있을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용인술(用人術)의 자리이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 본 책의 『한비자』 「이병」 편에서는 자기 직분의 범위를 알고 그에 충실한 것과, 사실만을 말하고 언행일치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신의 성실한 사람’이다. 이는 동지(同志)의 중요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 특히 동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별로 없다.

따라서 진정으로 승리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다 가지는 게 아니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얻으려고 해야 한다. 작은 이익이 아니라 큰 그림과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대국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뼈를 주고 살을 얻어야 한다. 즉, 거래를 하든, 사업을 하든, 협상을 하든 승자 독식이 아니라 윈윈 전략이 최고다. 성공하는 사람은 사람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만 성공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보상하고 분배할 줄 안다. 진정으로 큰 것을 얻고자 한다면 ‘작은 것쯤은’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자기 관리에도 적용되는, 매우 심오한 메시지이다. 인생은 어찌 보면 거래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 인생에서 장사꾼으로 살며 작은 이익을 얻을 것인가? 사업가가 되어 큰 것을 이룰 것인가?


2. 영원불멸한 것, 고정된 것은 없다.

고정된 것들을 믿지 말라. 다각적으로, 종합적으로, 유연하게 사고하라. 변화하는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과 제대로 된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에서 중요한 것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기존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을 덧붙여 비판적으로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시대도, 사람도 변하므로 공부한 것도 달리 적용할 줄 알아야 유능한 사람이다.


3. 유비무환(有備無患)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앞을 미리 내다보고 준비해야지 닥쳐서 다급하게 일을 처리하지 말라. 정말 중요한 일에 쓸 수 있도록 힘을 비축하고 함부로 낭비하지 말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계산하라. 그러나 성공은 운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되, 운을 기다리는 것이다. 불패(不敗)의 군대는 만들 수 있어도 필승(必勝)의 군대를 만들 수는 없다. 인력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지 말라. 인생은 점이 아니라 선 또는 면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절대 한 순간에 망하거나 잘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인생은 과정의 연속일 뿐, 결과는 그저 하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영원불멸한 것은 없으며, 그러므로 고정된 진리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토록 변화무쌍한 인생 앞에서 그저 과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며 나머지 모든 것은 가능성(운)에 맡겨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다 쌓인다는 것을 믿고 정진하라. 자기 만의 때를 기다려라.


4. 리더는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리이다.

리더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리더는 구성원 간의 상호 신뢰를 구축하여 단합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아랫사람들이 패거리를 만들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을 잘 써야 하며, 관대함과 엄격함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 관대한 것도, 무조건 엄한 것도 좋은 것이 아니다. 자식 교육을 생각하라. 모든 것은 중용(中庸)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복지에 최선을 다하지만,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구성원들을 휘어잡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고독하다. 또한 손자가 ‘사명(司命)’이라고 말했듯,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사익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 책임질 줄 모르는 리더는 조직에 큰 해악을 끼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5. 리더는 여우여야 한다.

리더는 항상 철두철미해야 하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생각할 줄 알아야 하므로 섬세함과 꼼꼼함이 요구된다. 그리고 의사결정은 신속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하며, 대응은 치밀해야 하고 행동은 빨라야 한다. 구성원들과 너무 친해서도, 너무 소원해서도 안 되며 항상 중간자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때 지시는 정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조직은 규칙과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한 구성원들에게 자신을 다 드러내서는 안 되며, 항상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맞춰주면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다.


6. 나아갈 때는 공격적으로, 물러나야 할 때는 과감하게. 모든 것은 ‘때’가 중요하다.


손자는 ‘졸속(拙速)’이라는 표현으로 빠른 실행력을 강조했다. 다소 엉성하고 졸속으로 하는 것 같아도 결정은 과감하게, 행동은 신속하게. 완벽한 때와 준비는 불가능하다. 일단 결정했다면 공격적으로 전진하여 어느 정도 끝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일단 시작하고 중간에 수정을 여러 번 거쳐서 완벽에 가까워질 뿐이다. 그러나 무조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 최대한 승부를 보기 위해 노력하다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때는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때’를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용기이고 현명함이다.


7.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 적을 아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이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이해이다. 자기 객관화에 실패하면 일을 그르친다. 리더라면 자신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자신의 조직과 구성원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냉철하게 파악하고 적절히 과업을 분배하고 목표를 수정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높은 메타인지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능력과 현실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울 줄 알아야 덜 실패한다.


8. 인생은 어떤 태도와 생각으로 살아가느냐가 전부이다.

성공의 순간이든, 실패의 순간이든 냉정함과 침착함과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두려움과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즉 언제 어느 때나 명경지수(明鏡止水)할 수 있어야 한다. 손자가 말했듯, “어지러움은 다스려지는 데에서 생겨나고, 겁은 용기에서 생겨나고, 나약함은 강함에서 생겨난다.” 영원한 것은 없다. 고정된 것도 없다. 그러므로 성공에도, 실패에도 모두 초연해져야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이다. 나쁜 것이 있으면 좋은 것이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이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침착함을 유지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면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떤 결정을 할 때 감정을 앞세우면 반드시 후과가 따르므로, 감정을 분리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내 안에서 감정과 이성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를 살리고, 사람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며, 내 인생을 구할 수 있다.

또한 한 발 먼저 움직이는 민첩함, 적극성, 능동성이 필요하다. 상황을 주도하고 나에게 유리한 국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조성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 상대방이 나에게 끌려오게 해야지 상대방에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 인생의 모든 영역이 그렇지만 관계도 일종의 거래이기에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사람이 되어서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끌려오게 만들어야지 내가 텅 비어 있어서 상대방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판을 만들면 절대 안 된다. 진정한 인간관계의 지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 해를 가하지는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적을 만들지 않고,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린다. 뛰어난 사람들은 이런 프레임 전환에 능하다. 부정적인 상황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서 그것을 극복한다. 멘털 갑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프레임 전환에 능숙해야 한다.


9. 솔직함이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포장만 잘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


공자는 ‘바탕이 꾸밈을 이기면 촌스럽다’라고 했다. 좋은 바탕을 갖추는 것이 1등이지만, 그 바탕을 시대와 상황에 맞게, 그리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식으로 잘 갖추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나의 본질을 탄탄하게 만듦과 동시에, 나의 약점을 숨기고 강점을 어필할 줄 알아야 한다. 외모 관리도 그래서 중요하다. 전쟁에서 아군의 약점은 숨기고 상대의 약점은 드러내야 승리할 수 있듯, 일상에서 나의 약점은 숨기고 상대의 약점만 공략할 수 있다면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상대방의 혼을 쏙 빼놓고 이성을 마비시켜 상대방이 원하는 바, 강점과 약점을 확실히 드러내게 하고, 반대로 나의 강점과 약점은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가 상대방이 미처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행동하라. 소위 ‘예측 불가능한 사람’, ‘반전이 있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모호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상대방의 특성을 정확하게 드러내어 상대방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얻을 수 있다. 연애라면 여자의 마음, 관계에서는 사람의 마음, 거래와 협상에서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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