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다시 일주가 지나고
뭐든 첫 번째는 새롭고, 괜히 더 좋게 느껴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통통 튀는 느낌이 좋은 새 러닝화가 내게 들어왔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새로움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기간과 모르는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도 그 덥고 더운 여름이 조금씩 지나기 시작하고,
신발도 통통 튀는 신발이니 속도를 조금 올렸다.
천천히 뛴다는 이지런(easy run)으로 시작하려 했으나,
템포를 올린 템포런으로 달리고 말았다.
첫 1킬로만에 새 신발의 탄성과 들뜬 마음이 합쳐져
슬슬 욕심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보면 엘리트 마라토너 출신들이 올린 영상을 종종 보곤 하는데,
거기서 본 그대로 따라 하고 싶었다.
절대 그들만큼 속도는 안될 것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있었다.
다리를 밀면서 달려라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어 보였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급격히 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게 정답이겠지만 솔직히 든 생각은
버겁다...
뱁새가 황새 따라한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내 한계를 금방 체감하고 말았다.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빨리 이 조깅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하면서 달리게 된다.
그때 깨달았다.
‘끝이 보이는 달리기’와 ‘끝을 모르는 달리기’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저번 최고기록 때 4킬로 넘게 뛰었는데, 그 해당 지점에서 4킬로미터 마감 알림이 뜨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매우 지친 몸을 이끌며 기계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있는 힘껏 최대한 달려본다.
그러다가 도저히 힘이 들어서 처음으로...
포기했다.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분명 여기서 종료소리가 나야 하는데 왜 안 났을까?
바로 핸드폰을 꺼내어서 내가 몇 킬로미터를 달렸는지 확인했다.
3.95 킬로미터...
아오... 진짜 50미터를 더 못 뛰어서 멈춘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아니, GPS에게 가장 화가 났다.
왜 어제랑 다른 결과가 나오는지.
격해진 숨을 들이마시고 조금 움직였더니 갑자기 바로 4.01 킬로미터가 찍혀버렸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고대하던 기계음
4 킬로미터를 달리셨습니다. 평균속력은...
아마추어에겐 달리는 폼보다, 차라리 워밍업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스트레칭이랑 걷기만으로는 내 호흡이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오히려 첫 400m를 말도 안 되게 느리게,
숨부터 끌어올리면서 뛰는 게 나한텐 훨씬 현실적인 팁 같았다.
어쨌든 새 신발, 새로운 변수, 그리고 예상 밖의 발견 덕분에 내일 다시 뛰는 일이 조금 설레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