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항상 엄마는 네 편이니까.
"엄마, 애들이 내 바지가 어글리하데.“
데이케어에서 돌아온 딸 얼굴에 화가 잔뜩 나 있다.
"네 생각은 어때? 바지가 이상해?" 내가 물었다.
"아니, 나는 이 바지 좋아. 예쁘고, 한국 거잖아."
"그럼 입어야지. 네가 좋아하면 된 거야. 걔네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
나는 딸을 꼭 안아주었다.
"그런 말 들으니까 속상했어." 딸이 입술을 오물거린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걔네 잘못이야. 이건 네 바지고, 네가 좋아하면 그걸로 충분해."
"살다 보면 네 옷을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날 거야. 그런데 피하고 도망갈수록 그런 애들은 더 괴롭혀. 주눅 들 필요 없어. 당당하게 말해. '이 바지는 내 거야. 그리고 난 네 의견을 물어본 적 없어.' 아니면 이렇게 말해도 좋아. '그런 말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니까 하지 마.' 그러면 다음부터는 그런 말을 안 할 거야. 혹시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엄마한테도 꼭 말해줘.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딸의 손을 조물 거리며 말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에 흔들릴수록 그들은 더 미운 말을 하고 너를 마음대로 하려 할 거야. 그럴 때일수록 단호하고 그렇지만 정중하게 내가 나를 지켜야 줘야 돼. 알았지? 그런 애들은 진짜 친구가 아니거든. 진짜 친구는 네 마음을 그렇게 속상하게 하지 않아 그렇지?"
딸이 작은 얼굴을 위로 아래로 끄떡끄떡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