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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부자엄마 Nov 26. 2024

퀘벡 호텔 앞에서 다짐을 다짐하다.

잘 살 거야. 꼭.

도깨비 호텔에 간 건 몇 년 전 일이었다.


공유 오빠를 좋아한다. 퀘벡이란 도시가 궁금도 했다. 몬트리올 베이글을 먹었다. 퀘벡 푸틴도 먹었고. 남편이랑 둘이 프랑스어가 꼬불거리는 커피집에 가서 뜨거운 커피도 한잔씩 마셨다.


"우리가 여기 있어. 퀘벡에. 웃기지 않아? 우리 몇 년 전엔 반지하 살았잖아. 알지? 나 취업사기당해서 삼겹살 하루에 한 줄씩 먹던 때." "그때 우리 빈캔 줍고 다른 사람이 남긴 피자 먹고 그랬잖아. 미쳤나 봐." 


둘이 깔깔깔. 도깨비 동산에서 한참을 웃었다.


"정말 영원한 건 없는 것 같아. 영원한 불행도, 영원한 가난도 없잖아. 나는 우리가 더 잘 될 것 같아. 나중에는 우리 유럽에서 캠핑카 하나 빌려서 돌아다니자."


"한국에서 제주도 한 번도 못 가봤던 내가. 캐나다에서 산다는 게 진짜 웃기잖아. 다 막 가지 말라고 했잖아. 돈 없고 영어 못하니까 캐나다는 뭔 놈의 캐나다냐고, 나라망신 시키지 말고 한국에나 잘 붙어 있으라고 했잖아. 내가 그 말 덕분에, 너는 안될 거라는 말 덕분에. 반지하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


"나는 세상은 넓고 안 되는 건 없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부딪히면서 배웠거든."


아픈 만큼 큰다는 거. 그 말 맞는 거 같아.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힘들고 아픈 거. 그게 다 날 더 크게 해 주려고 그런다는 거야. 그러니까. 버티면 꼭 좋은 날 온다고. 나도 그날을 위해 버티는 중인데 예전보다는, 그래도 어제보다는 사는 게 좀 나아졌어. 그래서 더 버티려고 또 얼마나 좋은 날이 오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버텨보려고.


그래서 살 거야. 지금 힘들어도 꼭 살아남을 거야.


우리 꼭 살자. 

우리 살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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