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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부자엄마 Nov 30. 2024

가난하면 일이 많다.

가난하면 일이 많다. 


가난하면 매일 소설을 쓴다. 아니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아. 사는 게 그렇다. 


서로에게 칼을 겨눈다. 가난하면 싸울 일이 많다. 가난이 그랬다. 나에겐. 사실이냐. 거짓말 아니냐. 내 글에 댓글이 달렸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 것들이나 처한 환경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나도 그랬다. 


가난하면 억울한 일이 많다. 가난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아. 가난해서 그랬다. 일이 많았다. 소란스러웠고. 사는 게. 


눈을 감았다 뜨면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길 바랐다. 계란 공장에서 일할 때는 닭똥 묻은 계란보다 못한 존재였고, 건물 청소하러 갔을 때는 거기 변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 가난한 나는 마음까지 가난했다. 


내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습관이 될 무렵. 캐나다로 떠났다. 넘의 나라 사는 게 힘들다지만 내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만큼 힘들진 않았다.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 내가 어디에 살았고 우리 엄마가 청소 일을 했고 뭐 그런 것들. 나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 틈에서. 죽을 둥 살 둥. 그렇게 살았다. 아득바득. 없어서 안 되고 못 배워서 안 되고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손목에도. 


위로를 건넨다. 다정을 보낸다. 늘 외로웠던 20년 전의 나에게 마음을 붙인다. 너무 자주 나를 아프게 하지 말자. 잘 살 거고 잘 될 거니까 포기하지 말자. 내가 장담한다고. 


미움과 혐오. 폭력과 자기 비하. 그것들이 엉켜 수챗구멍에 걸린 머리카락 같았다. 사는 것이. 목숨이 붙어있다는 게 그랬다.  내가 내 편이 되어 나를 지켜주지 못했었다. 위로를 건넨다. 다정을 보낸다.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 누구라도 내 글이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살아있자고.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나도 그리고 당신도. 누구라도 안아주고 싶다. 


수고했다. 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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