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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01. 2022

11월 첫날은 정호승 시인의 '봄길'로 시작합니다

강화도 스페인 마을 숲길


10월 첫날은 이해인 수녀님의 '10월의 기도'로 시작하였다. 10월을 시작하는 첫날도 행복했다. 10월이 끝나는 어제도 행복했다. 10월은 정말 평범함의 기적을 실천한 한 달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퇴직하고 또 한 달이 지나 두 번째 연금도 탔다. 연금이 통장에 찍히니 든든하다. 또 한 달을 절약하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니까. 11월도 평온하고 건강하게 잘 보내길 기도한다.


https://brunch.co.kr/@ce3179a175d043c/152


정호승 님의 '봄길'은 8월 말 퇴임식 때 교감선생님께서 송공사를 하며 낭송해 주신 시다. 퇴임식날 시 낭송을 들으며 너무 감동이 되어 시를 찾아보았다. 읽을수록 퇴직하는 나에게 길을 알려주는 좋은 시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정호승 시인이 말하는 것처럼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시를 필사하고 11월 첫날을 정호승 님의  '봄날'로 시작한다. 11월 한 달도 의미 있는 한 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필사 노트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퇴직하고 두 달이 지나고 세 번째 새 달을 맞이한다.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잘 살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초등학교 시간 강사로 매일 학교로 출근하고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12시 40분에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1시경에 퇴근하여 집에 오면 오후 시간은 마음대로 쓸 수 있다. 11월 중순까지는 이렇게 지내게 될 것 같다.


퇴직하고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좋은 계절에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아직 짝꿍이 일을 하고 있고 인지가 안 좋으신 친정어머니도 케어해야 하고 주말에는 둥이와 놀아주어야 한다. 주일엔 예배에도 참석해야 해서 며칠 시간을 내서 여행할 형편이 안된다. 올 가을은 이렇게 지나갔지만 2월 말에 작은 아들네랑 둥이 데리고 첫 자유여행으로 일본 여행도 예약해 놓아서 기대하고 있다.


나이 들고 보니 무리하게 일을 하려고 계획하면 꼭 문제가 생기고 후회하게 된다. 그냥 형편대로 사는 게 맞다. 흐르듯이 지금 처지에 맞게 살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도 행복하다. 함께하는 가족이 있고, 하는 일이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글을 쓰니 세상도 매일 새롭다.


새로 시작하는 11월도 건강하고 보람 있는 한 달로 채워지기 바란다.


브런치 글 벗님들도 건강하고 행복한 11월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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