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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4. 2022

겨울 맛


겨울 맛


추수한 논 물 가두어 밤새 꽁꽁 얼려

동네 아이들 모아 썰매  타던 그 시절

엉덩방아 찧어도 하하하

흐르는 콧물 팔뚝으로 쓱 훔쳐

소맷자락 반들반들 콧물 범벅

겨울은 이런 맛

옛날 겨울 맛


퇴근길 붕어빵 한입 베어

오뎅 국물 호호 불며

남산만한 배 아기가 먹고 싶다며

호떡도 하나 집어 입안에 쏙

맛있는 겨울 맛


이제 모자 눌러쓰고 길 나서면

알싸한 두 뺨

이유 없는 눈물 흘러 마스크 파고드는

맛도 없고 멋도 없는 겨울 맛

지금 겨울 맛


화려한  버리고

찬바람 맨몸으로 맞서

한 달 두 달 세 달 견디면

새잎 나고 꽃피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겨울 맛


겨울 맛은 워야 제 맛

올 겨울도 곰탕같이 우러나는 겨울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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