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에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여름방학 개학식

by 유미래
처서에 본 무지개
처서(處暑)는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들며,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양력 8월 23일 무렵, 음력 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든다.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민속 대백과사전

오늘이 처서라고 한다. 마침 우리 학교도 오늘 개학하였다. 30여 일 동안 여름방학을 하고 2학기 첫날 등교하는 날인데 비가 와서 학생들이 등교하기 어려웠다. 우산을 쓰고 왔지만, 세찬 비에 옷이 많이 젖었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검게 탄 얼굴이 건강해 보였다. 22명 모두 건강하게 등교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첫날이다 보니 신주머니를 안 가지고 온 학생도 있고 준비물을 못 챙겨 온 학생도 있다. 괜찮다. 실내화가 없으면 그냥 신발 신고 생활하면 되고, 준비물은 내일 다시 챙겨 오면 된다. 건강하게 등교하면 된 거다. 미리 교실 청소를 하였지만, 사물함에 보관한 학용품을 꺼내서 책상 속 바구니에 정리하였다. 색연필, 사인펜, 가위, 풀, 줄 없는 종합장은 늘 사용하기에 작은 바구니에 담아서 책상 속에 넣고 사용한다.

2학년이다 보니 학습 속도가 다르다. 빨리 완성하는 학생과 늦게 하는 학생의 차이가 크다. 무슨 활동을 하든 마지막 학생이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먼저 하는 학생은 조용히 독서 하거나 줄이 없는 종합장이나 모아놓은 이면지에 그림을 그린다. 대부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다 한 사람은 책 읽고 있어요."

라고 말하면 꼭

"그림은 안 되나요?"

라고 물어본다.


전학 온 남학생을 소개하고 환영의 박수를 쳐 주었다. 전학생도 오늘 하루 잘 지냈다. 우리 반 친구들이 잘 도와주어 불편 없이 지냈다. 기특하다. 예전에는 주로 키 번호대로 자리를 정해주었다. 작은 학생이 앞쪽에 앉고 키가 큰 학생은 맨날 뒤에 앉았다. 요즘은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 어디 앉든 큰 지장은 없다. 더군다나 저학년은 칠판에 판서할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안 보인다는 말은 안 한다. 판서도 교실 앞에 걸려있는 TV로 보여주어서 괜찮다.


오늘 우리 반 자리 배치는 앉고 싶은 자리에 앉는 거다. 여학생이 8명이고 남학생이 14명이다 보니 여학생이 잘 안 보인다. 개구쟁이끼리 모이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는 조금 조절해 준다.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면 오히려 다툼이 적다. 개학 첫날 4교시 후에 급식까지 먹고 잘 마무리하였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그칠 줄 모르고 하루종일 내린다. 운동장이 강이 되었다. 오늘이 처서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고 한다. 모기는 들어가고 대신 귀뚜라미가 나온다고 한다. 모기 물려서 가렵다는 학생이 있어서 버물리 스프레이를 두 번이나 뿌려주었다. 늘 있는 일이다. 학교 엄마는 할 일이 참 많다. 처서에 비가 내리니 가을이 앞당겨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다행히 퇴근할 때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 거의 비가 그쳐서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집에 도착하여 쉬고 있는데 깜깜해지더니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갔다. 퇴근하던 남편이 톡에 무지개 사진을 올렸다. 아파트 상가가 보여서 혹시 하고 베란다에 나가보니 무지개가 보였다. 개학하는 날 처서에 무지개를 보았다. 왠지 2학기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어제 잠시 외출했는데 에어컨 없는 실내는 정말 더웠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잠깐 동안도 땀이 났다. 지하철을 타면 딴 세상에 온 듯했다. 오래 타면 추워서 스카프를 꺼내서 목에 둘러야 할 정도다. 지하철 피서라는 말이 생길만하다.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오는데 그 열기가 대단했다. 숨이 막힌다는 말이 맞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에어컨을 틀었다. 혼자 있을 때는 거의 에어컨을 틀지 않는데 더워도 너무 더웠다.


그렇게 덥던 날씨가 비가 오니 많이 시원해졌다. 오늘만 같으면 살 것 같다. 처소도 지났으니 이제 좀 시원해지겠지. 처서에 비가 오면 좋지 않다고 한다. 농사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내일까지 비가 온다고 하는데 농사에 해를 끼칠까 봐 걱정된다. 요즘 채소, 과일 등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데 오늘 내린 비로 농사에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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