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버렸다
장했다
땅을 뚫고 쑤욱 올라온 새싹이
신비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나온 새잎이
예뻤다
나무에 달린 다른 모양 다른 색깔의 꽃들이
자랑스러웠다
고운 잎으로 갈아입은 단풍이
계절 바뀔 때마다 환호하며 자랑했던 그들을
찬바람이 날리고
겨울비가 떨구니
이제 쓸모없다고 버리려 한다
낙엽도 추억도
모두 모아
낙엽보따리 가득 채워 떠나보냈다
모든 것은 돌고 돌지만
마음은 늘 종이 한 장보다 가볍다
사랑이 미움 되고
존경이 배신되고
믿음이 떠나는 건 찰나
가을을 버리는 마음 같다
초겨울 어느 날 쓴 시입니다.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