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Feb 02. 2024

가을을 버렸다



가을을 버렸


했다

땅을 뚫고 쑤욱 올라온 새싹이

비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나온 새잎이

예뻤다

나무에 달린 다른 모양 다른 색깔의 꽃들이

자랑스러웠다

고운 잎으로 갈아입은 단풍이


계절 바뀔 때마다 환호하며 자랑했던 그들을

찬바람이 날리고

겨울비가 떨구니

이제 쓸모없다고 버리려 한다

엽도 추억도

모두 모아

낙엽보따리 가득 채워 떠나보냈다


모든 것은 돌고 돌지만

마음은 늘 종이 한 장보다 가볍다

사랑이 미움 되고

존경이 배신되고

믿음이 떠나는 건 찰나

가을을 버리는 마음 같다



초겨울 어느 날 쓴 시입니다.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말에 내리는 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